인제대학교는 지난 4월 대대적인 학과개편을 단행했다. 지방대 위기론이 확산되자 입학정원 감원과 8개 학과 신설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개편을 통해 신설된 학과 중 하나가 바로 웹툰영상학과이다. 웹툰영상학과는 최근 산업적, 문화적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웹툰콘텐츠에 실사촬영과 애니메이션 표현 기법을 접목해 진화된 형태의 웹툰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신설됐다.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김석래 교수가 학과 신설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김석래 교수가 학과 신설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설 후 첫 신입생 모집 = 웹툰영상학과가 올해 수시전형을 통해 학과 신설 후 첫 신입생 모집에 나선다. 학과는 이달부터 진행되는 수시전형 모집을 통해 17명을 뽑고 이후 정시모집을 통해 3명을 추가해 1회 입학생 20명을 채운다. 

웹툰과 영상이라는 전문적 분야를 모두 다루기 때문에 커리큘럼 대부분은 실습과 응용에 맞춰져 있다. 전공·창의·융합·교육역량 4개분야에서 학년별(4단계) 과정을 거쳐 웹툰작가와 영상전문가를 키워낼 계획이다.

학과는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웹툰, 애니메이션, 실사영상을 강의하는 교수진을 확보하고 학생 개별 피드백을 활용한 맞춤식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기존 실사영상과 3D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교수진에 웹툰작가 출신 교수를 확보하는 등  학과 출범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웹툰영상학과 김석래 교수는 "예전에는 정지된 이미지 중심의 웹툰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시퀀스를 많이 넣어서 영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웹툰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작가들은 영상적 접근에 익숙치 않아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우리 학과는 웹툰에 영상 애니메이션 미학을 접목시켜 진일보된 웹툰 콘텐츠로 차별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학과 사무실.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학과 사무실.

 

◇수도권 대학과 경쟁한다 = 인제대는 이번 웹툰영상학과 신설을 위해 지자체와 산업계, 교육계를 통한 사전 수요조사와 산업생태계 분석 등 면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미래산업 트랜드에 부합하면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수도권 대학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학과 신설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웹툰영상학과가 낙점을 받았다. 

현재 부울경지역에서 웹툰 관련학과를 두고 있는 대학은 3곳. 여기에 인제대를 포함해 2~3개 대학에서 학과 신설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웹툰을 기반으로 영상과 디자인까지 모두 교육하는 곳은 부울경에서는 인제대가 유일하다.

김 교수는 "사전 수요조사를 위해 부울경지역 학원들을 방문했을 때 단순한 웹툰 교육보다 영상과 디자인에 대한 복합교육을 선호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는 비슷한 시스템의 학과 진학을 위해서 서울 등 수도권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학과 포지션 구축으로 학생들은 웹툰 제작 이외에 다양한 교과 이수가 가능해 진로의 폭도 넓은 편이다. 학과를 졸업하게 되면 웹툰 작가 등 창작분야는 물론 애니메이터, 영상디자이너, 2D·3D 캐릭터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 디자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또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다양한 IT기업이나 영상제작·편집분야로도 취업이 가능하다.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홈페이지.
인제대 웹툰영상학과 홈페이지.

 

◇유명 웹툰기업과 협약으로 인턴십 참여 = 웹툰영상학과의 든든한 뒷배는 성장세를 맞은 지역 웹툰 생태계다. 김해 율하신도시에서 2020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는 학과 신설의 기반이 됐다. 센터에는 경남을 대표하는 콘텐츠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피플앤스토리는 경남을 넘어 국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IP(지적재산권) 기반 웹툰 전문제작 기업으로 유명하다.

학과는 피플앤스토리와의 산학협업으로 지역 웹툰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피플앤스토리와 콘텐츠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웹툰영상학과 3~4학년 학생들은 피플앤스토리의 인턴십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확보하고 회사와 콜라보 웹툰 제작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피플앤스토리와 학과 커리큘럼을 함께 검토하는 등 유기적 협력관계를 높여가고 있다"며 "기존 웹툰시장이 작가 중심의 환경에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스튜디오같은 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표적 웹툰기업인 피플앤스토리와의 협업은 학과 발전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근 창원에 위치한 경남웹툰캠퍼스와의 협력 가능성도 학과에는 좋은 호재다. 초보부터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웹툰캠퍼스와의 연계 교육으로 차원 높은 웹툰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석래 교수는 "역사 문화콘텐츠가 살아 숨쉬는 설화의 도시 김해와 수도권을 제외한 최대 문화산업도시 부산의 인프라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인제대 웹툰영상학과에서 보다 발전된 형태의 콘텐츠 창작가로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웹툰영상학과 백재훈 교수의 '김해 마애블 애니멘터리'
웹툰영상학과 백재훈 교수의 '김해 마애블 애니멘터리'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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