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역사와 문화의 스토리가 있을 때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교통편의성이 확보돼야 비로소 선택받을 수 있다. 김해는 어떤가. 2000년 가야의 유적지를 중심으로 수많은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고 관광콘텐츠로 엮을 스토리 자원도 풍부하다. 또한 부산·창원·양산 등 주요 도시와 인접해 있으며, 고속도로·철도·공항 등 교통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적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런 지리적·환경적 이점에도 김해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와 이들의 소비는 소걸음 행보다. 쾌적한 시설에 편안한 숙박시설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가 관광 진흥의 관건인데, 김해는 관광객이 편하게 체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부족해 단기여행을 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방문하기 위해 잠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해의 현장체류형 관광이 미흡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오래도록 관광변방으로 답보하던 차에 기회가 왔다. 다가오는 2024년 김해는 체육과 문화가 어우러진 전국체전을 치러야 하고, 한·중·일 문화 교류를 위한 동아시아문화도시 축제도 열린다. 대형 이벤트들을 계기로 김해의 브랜드 가치와 관광도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 특히 늘어나는 관광수요에 대비해 관광의 필수요소인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체류할 콘텐츠를 제대로, 잘 엮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숙박시설의 양적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원도심의 상가 등 노후건축물을 숙박시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재 구도심권(부원동, 동상동, 회현동)과 안동권, 진영권 등을 구분하여 권역별 콘셉트에 걸맞는 숙박시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 경우 행정에서는 용적률 인센티브도 최대치로 부여해 주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또한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된 노선형 상업지역 일대는 용도지역을 상향함으로써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관광객 편의향상과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어야 한다.

양적 공급과 함께 콘텐츠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한다. 유소년을 포함한 많은 체육인이 머무를 수 있는 유스호스텔 기능에 더해 기업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 tour)·컨벤션(Conventions)·전시(Exhibition)의 개념을 총망라한 마이스(MICE)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제회의·연수·워크숍·전시회 등을 다채롭게 운영할 수 있는 상징적 건축물의 건립은 단순한 숙박시설 하나 짓는 것이 아니라 김해의 상징물이자 굴뚝 없는 황금산업을 육성하는 묘수가 될 수 있다.

관광트렌드가 변화하면 관광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김해의 수천 년 역사를 통해 형성된 고금의 소중한 문화자원을 지켜나가되, 과감하고 트렌디한 관광정책으로 지역경제의 마중물을 제대로 준비해보자. 김해를 찾는 관광객이 더 오래, 더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