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라고 노래한 시인 김광균. 그가 말한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이 이런 빛이었을까? 매년 이맘때면 김해의 들과 산은 울긋불긋 빛깔을 뽐낸다. 낙동강 낙조와 봉하들녘, 진영 단감의 때깔은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누런 빛이다. 수로왕릉, 박물관, 모은암 가는 길 바닥에는 낙엽이 지천이다. 은하사 풍경 소리가 김해 들판에 깔릴 무렵, 경전철이 김해의 추일 풍경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달린다. 정겹고 때론 소슬하고, 때론 한가한 우리네 삶이 빚은 풍광들이다. 아쉬운 가을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 가을이 스치는 길목 아직 초록빛이 남은 나뭇잎 사이로 살짝 보이는 단풍이 있어 국립김해박물관 길이 더 운치가 있다. 사진=김병찬 기자 kbc@


▲ 산사의 단풍과 숨죽인 풍경 은하사 처마 끝의 풍경도 빛깔 고운 단풍에 반해 숨죽여 조심조심 흔들린다.


▲ 붉게 타는 낙동강 생림면과 삼랑진의 경계에서 바라본, 하늘과 강을 물들이는 낙동강 낙조. 온 하늘이, 온 강이 단풍 빛이다.


▲ 화포천 억새와 갈대의 군무 화포천에서 억새가 갈대가 사이좋게 서걱이며 가을 정취로 출렁인다.


▲ 그대도 이 가을을 잘 보내고 계시나요 봉화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진영 봉하들녘.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도, 가을걷이를 미처 하지 못한 황금빛 벼 이삭도 가을의 절정을 태우고 있다.


▲ 노랗게 물든 수로왕릉 담장 길 은행잎 그늘이 수로왕릉 담장 길마저 노랗게 물들였다.


▲ 해반천 추색 은행과 단풍 사이로 달리는 자전거. 문득 소리쳐 부르고 싶다. 내맘 속으로 들어오라고.


▲ 잘 여물었구나, 가을 "잘 익어주어 정말 고맙구나." 주홍빛 보석 같은 진영 단감이 수확을 앞두고 있다.


▲ 발길 따라오던 속세 물결도 붉게 물들고… "나 좀 보셔요!" 무척산 모은암 가는 길, 고운 빛깔의 낙엽이 나그네의 발길을 기어코 붙잡는다.


▲ 가을 속으로 달려가는 경전철  어쩌면 1년 내내 이 빛깔을 만들기 위해 여기 서 있었나 보다. 경전철 박물관역 고가도로 옆에서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