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사진가들 2년 동안 담은 기록
작품마다 제목 달지 않아 '삶의 창'

전통시장이 속속들이 생겨나는 대형마트들에 밀려난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신문이나 방송은 상인들의 지친 얼굴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장사가 잘 안돼서 힘드시죠?"라고 물으며 카메라는 그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그러나 이는, 때론 그들의 삶을 누추하고 비루하게 만들며, 전통시장을 '옛 추억이 어린 낭만어린 곳'으로만 보이게도 한다.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같은 감상주의가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지난 21일부터 김해시 삼방동 칠암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찰칵닷컴, 동상시장을 만나다' 전의 미덕은 바로 지나친 감상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7명의 사진가들이 2년 동안 성실하게 기록한 동상시장의 얼굴이 담겨 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쪄내고, 야채를 다듬고, 생선을 손질한다. 뻥튀기를 튀기는 한 상인에게서, 자신의 삶을 '프로의 자세'로 대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의 입에는 언제라도 '뻥'소리가 나는 순간을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가 물려져 있다. 그의 한 손은 기계를 돌리고, 또 다른 손은 꼬챙이 같은 것을 잡고 있다. 뻥튀기 하나에 자신의 모든 노동을 바치는 것이다. 사진은 이처럼 숭고한 노동의 순간을 정직하게 기록했다.

독특한 점은 모든 사진에 제목이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목을 달지 않음으로써 사진은 단순한 작품이 아닌 하나의 '삶을 보여주는 창'이 됐다.

'전통시장을 이용하자'는 구호 백 번보다, 이번에 전시된 사진들이 더 힘을 갖는다. 노동은 거세된 채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우는 물품들이 가득한 대형마트, 생선 한 마리·배추 한 포기에도 상인들의 노동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시장. '찰칵닷컴, 동상시장을 만나다' 전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칠암문화센터 지하1층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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