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한 광고업체가 독식하고 있던 김해 버스승강장 유지보수 사업권이 특혜 논란 끝에 다른 업체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설안전관리 업체가 아닌 광고업체가 버스승강장 유지보수 업체로 선정돼 논란은 여전하다.

김해시는 12일 공고를 통해 김해 버스승강장 유지보수 민간위탁 운영업체로 오즈커뮤니케이션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앞으로 2년간 김해지역 읍·동 버스승강장 556곳에 대한 유지보수를 담당하게 된다. 이 기간 유지보수의 댓가로 버스승강장 광고게시권을 부여받는다. 
 

김해 장유지역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 장유지역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시는 앞서 지난 2월 5일 공고를 내고 민간위탁 업체 선정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공모에는 지난 12년간 버스승강장 유지보수를 담당해왔던 경남애드기획과 오즈커뮤니케이션 2곳이 지원했다.

하지만 8일 진행된 업체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에 기존 관리업체인 경남애드가 불참해 사실상 업체 1곳에 대한 적격심사가 진행됐다. 경남애드의 불참 사유는 장기간 버스승강장 관리를 독식해 왔다는 특혜 논란과 광고집행 미보고 등 관리부실이 <김해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사업 참여에 부담감을 느낀 업체의 선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버스승강장 유지보수 업체로 선정된 오즈커뮤니케이션은 삼계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합광고기획사이다. 이 업체는 현재 자체 옥탑형 옥외광고 매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김해 시내버스 광고대행과 김해시 디지털옥외광고 운영 경험이 있다.

하지만 오즈커뮤니케이션 역시 광고대행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이전 업체와 큰 차이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안전관리보다는 광고에 전문성을 두고 있어 시민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반영돼야 할 버스승강장 유지보수에 최적화된 업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김해시가 예산을 이유로 시민안전과 직결된 공공 서비스 부문까지 민간에 위탁하고 관리마저 허술하게 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버스승강장 유지보수는 돈이 아니라 시민안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지보수를 14년 연속으로 광고업체에 맡기는 건 김해시가 시민안전을 영리가 목적인 기업에 맡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지난달 운영업체 선정 공고문을 통해 신청자격을 '김해시 소재 옥외광고업 등록자로서 광고대행업을 5년 이상 영위한 자'로 제한해 버스승강장 유지보수를 광고업체에만 개방한다는 비난을 야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승강장 유지관리 사업은 예산이 책정되지 않는 비예산사업이다. 광고를 수주받아 사업비를 확보해 유지보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옥외광고물 업체로 자격 요건을 갖추도록 한 것"이라며 "타 지자체에서도 광고업체가 버스승강장 유지보수를 맡는 건 흔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지보수와 광고게시권을 별도로 발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관련해서 아직 제정되지 않은 김해시 버스승강장 관리 조례 입안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