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김해문화관광재단 출범 후 처음으로 참가한 '2025 경남관광박람회'에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부스면 부스, 전시 콘텐츠면 콘텐츠, 모든 게 경남 관광을 대표한다는 '김해'와는 걸맞지 않았다.
재단은 지난해 7월 출범을 선언하며 김해시가 단순 경유지가 아닌 '목적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숙박·체류, 구매·체험 등에서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런 재단 출범 당시 포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5~6명의 공무원이 교대로 간간히 들르는 방문객을 맞을 뿐 '김해 관광'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특별한 무언가는 찾을 수 없었다. 방문객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특별 이벤트는 애초에 없었고 김해시 행사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캐릭터 '토더기'도 찾을 수 없었다.
안내부스와는 별도로 준비했다던 김해 야간관광 부스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 부스는 6㎡ 면적을 암막으로 덮어 방문객이 들어가면 3면에 김해 주요관광지를 볼 수 있도록 해놨다. 증강현실(AR) 콘텐츠도 아니었고 단지 빔 프로젝트로 김해 주요 관광지 조명하는 정도였다. 화질도 선명하지 않아 영상을 통해 보는 야간 관광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이 정도면 고화질 모니터를 부스에 설치해 주요 관광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김해시 부스는 다른 지자체들의 화려한 부스에 밀려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그렇다면 '김해시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관광과 책임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이 관계자는 예산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부스를) 크게 했는데 올해는 예산이 줄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다른 지자체 하는 걸 보니 속이 좀 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Money)대로 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김해시와 김해문화관광재단의 태도다. 김해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박람회 기간 중 첫날 해외 바이어와 만남을 통해 10여곳에 여행사들과 상품설명회를 나누었고 그 중에 중국 2개의 본토 여행사와는 정식적으로 마케팅 업무협약을 진행했다"는 자화자찬성 해명을 보내왔다.
그 관계자에게 되묻고 싶다. 과연 이 성과가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김해시만의 성과였을까? 행여나 박람회 사무국이 박람회 기간 유치한 바이어들과의 만남을 김해시 만의 특별한 성과로 포장하는 일은 부디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돈대로 간다'는 관광과 책임자의 말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헛돈'도 쓰지 말아야 한다.
김해시는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5평 남짓한 부스 임차에만 500만 원 이상을 지불했다. 5~6명 공무원 인건비, 장비 대여료 등은 별도다. 이 모두가 시민의 세금이다. 이 사실도 잊지 말자.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