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기술로 35년 만에 명문 재판독
'上[部]先人貴常刀(상부선인귀상도)' 판독
국립김해박물관, 내달 심포지엄서 결과 공개
1980년대 확인된 이래 가야사 연구의 난제로 남아있던 창녕 교동 출토 상감명문대도(象嵌銘文大刀)의 명문이 첨단 과학기술에 의해 35년 만에 재판독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국립김해박물관은 CT(컴퓨터 단층촬영) 및 X-선 분석 등 최신 과학기술을 동원해 상감명문대도를 재조사한 결과,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글자를 '上[部]先人貴常刀(상부선인귀상도)'로 재판독했다고 17일 밝혔다.
명문 해석상 '상부'는 소속, '선인'은 고구려 관등명, '귀상'은 이름으로 '고구려 관등과 관련된 사람의 칼'이라는 뜻이다.
창녕 교동 11호분(5~6세기 가야 지배층의 대형 무덤)에서 1918년 출토된 이 상감명문대도는 칼 표면에 홈을 내고 은실로 글자를 채워 넣은 희귀한 유물이다.
이 칼의 상감 명문은 1984년 보존처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되었으며, 명문의 표출은 1990년에 진행되었다. 발견 직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학계의 상당한 관심을 불러온 유물로, 한국 고대사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의 지원을 받아 비파괴 방식의 CT 촬영을 시도하여 3차원 데이터와 단면 정보를 확보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에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획들을 재발견하고 정밀 분석하여 7자의 명문을 재판독했다.
그동안 창녕 교동 11호 명문대도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판독의 경우‘[上]’ 이 아닌 ‘[下]’일 가능성, ‘咅’를 ‘部’의 약자로 보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 여섯 번째 글자 ‘[△]’를 ‘[賞]’으로 판독, 7자가 아니라 8자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되었다.
이번 재판독을 통해 첫 번째 글자는 문맥 추정이 아닌, 나머지 획 재발견을 통해 '上'으로 확정됐다. 여섯 번째 글자는 주변 정밀 분석과 숨은 획을 찾아 '常'으로 제시됐다. 마지막 글자는 '乃'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刀'로 읽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상감명문대도는 칼 표면에 상감기법으로 글자를 새긴 검으로 삼국시대 제작품 중 전 세계적으로 단 3점만 전할 정도로 희귀성이 높은 문화유산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립김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일본에는 이소노카미신궁의 금상감 칠지도(七支刀)와 동경국립박물관의 은상감 유명환두대도(有銘環頭大刀) 2점이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이번 조사연구 결과를 12월 12일(금) 심포지엄을 통해 공개하고, 12월 발간하는 『창녕 교동 11호분』 발굴보고서에 자세히 실을 예정이다. 실물은 2025년 11월 30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특별 공개되며, 이후 보존처리를 거쳐 2026년 상반기 특집전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