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인 의령에서도 도시가스를 사용한다는데, 김해에서 도시기반이 매우 열악하고 취약해 LPG를 써야 한다니 서글프네요. (LPG는) 도시가스보다 비용도 3~4배 많이 들고 화재 등으로 위험하며,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달 13일 김해시청 홈페이지 게시판 '시장에게 바란다'에 올라온 글이다. 올 겨울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청 홈페이지에는 '도시가스'와 관련한 항의성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도시가스가 설치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싼 LPG를 쓰거나 기름을 때야 하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지난달 1일부터 LPG 가격이 무려 22% 이상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산층에서 주로 쓰는 도시가스의 경우 장기계약으로 가격이 일정한 데 비해 LPG는 가격 등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9일 김해시에 따르면 현재 4만2천500 가구가 도시가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구시가지의 단독주택이나 농촌 지역에 위치하는 가구들이다. 한 시민은 시청 홈페이지에서 "삼방 5통에 살고 있는 주민 70%가 할아버지, 할머니, 장애인, 기초생활대상자 등 모두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도시가스 설치가 자꾸 미뤄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간사업자 투자 기피 탓, 구시가지·농촌지역 단독주택
비용 3~4배 비싼 LPG 사용, 시 제도적 뒷받침 여론 확산

이처럼 일부 지역에 도시가스 설치가 되지 않는 것은 도시가스 민간사업자가 경제성이 낮은 곳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도 높은 설치비용 부담으로 도시가스 공급 신청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시에 따르면 한 가구당 도시가스 설치비용은 평균 13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다. 하지만 단독 주택일 경우 설치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주민들의 항의에도 김해시의 답변은 매번 비슷하다. 도시가스는 사기업인 경남에너지(주)가 담당하며 매년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정 여건상 단기간 내 모든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청 경제진흥과 에너지계 박성훈 담당자는 "경남에너지도 수익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시에서는 시민들의 도시가스 보급 확대를 위해 경남에너지에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독주택에에 대해서는 도시가스 공급관 설치 비용을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시에서는 도시가스 설치비를 부담하기 힘든 주민들에게 저리융자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이 해법이 될 수 없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전북 익산시와 완주군은 단독주택 시민들에게 도시가스 공급관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김해시의회 김형수(50·김해 나) 의원은 "전기와 수도는 공공의 개념인데 반해 도시가스는 상업적 이익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시가지에 거주하는 서민들은 도시가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해시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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