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을 보선 불출마을 선언한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 그의 결단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해뉴스 DB
4·27 김해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연이어 '통 큰 양보'를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범야권의 유력한 단일 후보로 거론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 지지부진하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본격적인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최근 야권의 4·27 재보선 연합공천 문제와 관련, 전남 순천에 자당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참여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관심사인 경남 김해을은 무공천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손 대표가 '민주당의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큰 양보를 하겠다. 이를 통해 내가 야권연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며 "순천은 당연히 (공천 양보 지역구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통 큰 양보'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확 질러버리겠다"는 발언과 맞물려 민주당이 4·27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자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회에서 '민주당의 열 석보다는 민주당 세 석, 비민주당 야권 네 석 등으로 이룬 승리가 더욱 값지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야권 단일화를 통한 승리를 위해 민주당의 양보 의지를 내보였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물론 친노 진영이 야권 단일 후보로 밀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경수 국장은 "누군가 나서는 게 선거다. 그러나 누군가 나서지 않고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선거도 있다고 생각한다. '꽃'이 되기보다는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다"라며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국장의 사퇴는 이번 선거에서 친노 진영이 분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기희생이라는 분석이다. 김 국장의 출마가 민주당 후보냐 아니면 친노 단일후보냐 하는 입장이 정리되기도 전에 야권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현상이 나타나자 김경수 비서관으로서는 출마를 선택할 수 없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참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경남도당위원장을 공천한 상태에서 김경수 국장의 출마설이 불거지자 '참여당 죽이기다', '유시민 죽이기다'는 반발이 이어졌던 것이다.
 
민주당이 '통 큰 양보' 의지를 보이고 유력 단일 후보로 거론되던 김경수 국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해을 야권 단일화 문제는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일단 국민참여당이 이봉수 경남도당 위원장을 후보로 낸 상태이고 민주노동당도 김근태 김해진보정치연구소 소장을 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영진, 곽진업 등 민주당 예비 후보로 등록을 마친 지역 인사들의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손 대표의 '통 큰 양보' 의지는 전남 순천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김해을에서도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한나라당에 대응할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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