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림 시호2구 앞 대형화물차 등 통행
진입금지 표지판 세워도 무용지물
주민들 "우회도로 놔두고…" 불안·불만


"큰길을 놔두고 왜 마을 앞으로 다니는지 모르겠어."
 
한림면 시산리 시호2구마을 앞 도로. 25t 덤프트럭 한 대가 시골마을의 적막을 깨고 속력을 내며 무섭게 달려간다. 덤프트럭 뒤로 70대 어르신이 보조기구에 의지한 채 힘겨운 걸음을 떼고 있다. 차량 소통이 적은 시골이지만 마을 인근에는 콘크리트, 시멘트 회사가 있어 한 시간에 2~3대 꼴로 대형화물차들이 마을 앞 도로를 지난다.
 

▲ 화물을 실은 대형차량 한 대가 한림면 시호2구 마을 앞 도로를 위험하게 지나가고 있다.

대형차들이 하루 종일 마을 앞 도로로 다니자 김순영(55) 이장은 사고로 어르신들이 큰 부상을 당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그는 "하루 종일 길을 막고 화물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사고를 당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20가구에 250여 명이 거주하는 시호2구마을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만 70여 명이 산다.
 
사실 대형차들은 굳이 시호2구마을 앞 도로로 다니지 않아도 된다. 마을 인근에 우회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화물차 운전자들은 굳이 마을 앞 도로로만 달린다.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자 김 이장은 최근 김해시에 건의해 우회도로 3곳에 안내표지판을 세웠다. 표지판에는 '주의, 대형차량 마을 내 진입금지', '장방리 방면 우측도로 이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안내표지판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대형차들이 마을 앞으로 다니는 것이다. 김 이장은 "도로 표지판 내용과 설치 위치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3개의 안내표지판은 마을 앞 도로와 우회도로가 나눠지는 갈림길에서 10m도 안되는 지점에 설치돼 있다. 화물차 운전사가 안내표지판을 발견하더라도 쉽게 방향을 틀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표지판은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글을 읽기 힘들다.
 
▲ 대형차량의 마을 내 진입을 막기 위해 안내표지판이 세워졌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김 이장은 "장방리 방면 우측도로 이용이라는 문구도 적확하지 못하다. 한림면 주민들만 장방리라는 지명을 안다. 대형차 운전자들은 장방리 방면이라는 표지판을 보면 목적지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연스레 익숙한 길인 마을 앞 도로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에 안내표지판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청 도로과 관계자는 "마을 안길로 진입하는 화물차의 통행을 막을 수는 없다. 신속히 마을을 방문해 잘못된 점은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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