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산업단지 진단 - (2)다른 지역 사례

김해에는 총 19곳의 산업단지가 있다. 함안군(20곳)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산업단지의 질적 측면은 그리 좋지 못하다. 19개의 산업단지 중에 일반산업단지가 11개며, 나머지는 모두 농공단지다. 국가산업단지나 특화산업단지는 전무하다. 창원시와 거제시는 국가산단을 3곳이나 가지고 있고, 부산은 특화산단을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근 도시는 산업단지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가고 있는지 알아봤다.
 
융·복합 집적단지와 민간 R&D센터
신발산업·여성기업인 전용산단 추진 등
산업기반 구조 리모델링에 역량 집중
국가·특화산단 없는 김해에 타산지석


■ 창원,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경남도와 창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산업 재구조화는 김해의 산업단지 발전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74년 조성된 창원국가산단은 기계공업,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을 유치해 경남에서 생산하는 기계부품의 37%를 만들어내는 등 40년간 동남권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지식기반 시대를 맞아 전통 제조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창원국가산단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창원국가산단의 첨단기술 지수는 2000년 38.4%에서 2011년 11.6%로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의 구조 고도화 작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산단을 지식기반 기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산단 근무자 및 창원 시민들의 문화 복지에 도움을 주겠다는 게 취지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와 함께 창원국가산단을 첨단 융·복합 산업단지로 바꾸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그 내용을 보면 융·복합 집적단지 조성, 민간 R&D센터 및 기숙사 건립, 첨단 벤처타운 및 문화·산책거리 조성, 창원기업 명예의전당 및 창원산업사박물관 건립 등이다.
 
융·복합 집적단지 조성은 경남테크노파크와 창원과학기술원 주변에 첨단산업 집적화 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것이다. 기존의 창원국가산단과 연계해 새로운 동력을 얻자는 뜻이다. 산업융합 캠퍼스와 기업연구관, 문화복지관 등이 들어서는 산학융합지구도 내년부터 5년간 420억 원을 들여 조성한다. 산학융합지구 조성에는 경남도와 창원시 뿐만 아니라, 경남의 4개 대학과 각종 산업기술연구소 등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관계자는 "창원국가산단이 재구조화되면 매년 1천 개 이상의 맞춤형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창원기업 명예의전당, 창원산업사박물관 건립을 통해 창원시민에게 창원국가산단의 역사적 변천 과정 및 근대 산업화에 이바지한 점 등을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 국가산단이나 특화산단이 없는 김해의 산업단지 정책에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 부산, 전문 특화 산업단지 추진
부산시 강서구에는 신발산업 집적화단지, 여성전용 산업단지 등 입주대상을 특정해 조성하는 전문 특화 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중순 강서구 국제산업 물류도시 1단계 5공구 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신발산업 집적화단지 입주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시는 이달 말까지 입주 및 용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8만 1천860㎡ 규모의 신발산업 집적화단지는 내년 10월께 착공해 2015년 6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한국신발산업협회 등과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신발산업 집적화단지 조성을 건의했고, 최근 산업단지 계획 변경을 마무리한 상태다. 부산시는 앞으로 신발산업의 추이를 보면서 신발산업단지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2000년도 이후 신발산업은 새로운 디자인이나 아이디어 등에 따라 고부가가치 확보 및 고용 창출 효과가 가장 높은 산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 신발산업 집적화단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로 여성기업인 전용 산업단지도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에 조성된다. 지난 7월 부산시는 국제산업 물류도시 1단계 구역 가운데 일부 부지를 여성기업인 전용 산업단지로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여성기업인이 운영하는 기업 22곳과 입주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9만 5천961㎡ 규모의 여성기업인 전용 산업단지는 이 달 중에 착공해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입주 예정 업종은 금속제조, 전자부품, 의료, 정밀, 광학기기, 전기, 기타 기계장비 등이다. 부산시는 여성기업 전용산단을 통해 공동기술 개발, 원자재 공동구매, 경영정보 공유 등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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