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하봉호 전국한우협회 김해시지부장이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한우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지역 한우 농가들의 고충을 수렴해 대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한우 소비 급감
2011년 1100곳 한우농가 800곳으로 줄어
"농가 고충 달래며 회원 결집에 진력"
 

㈔전국한우협회 김해시지부는 최근 김해축협 서부지점 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향후 3년간 김해시지부를 이끌어 갈 새 수장으로 하봉호(60) 지부장을 선출했다. 하 지부장은 김해에서 20년 간 한우를 사육해왔으며, 현재 주촌면 내삼리에서 '삼내농장'을 운영하며 소 130마리를 키우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김해시지부의 회원은 총 440여 명이다.
 
하 지부장은 "어려운 시기에 지부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지부장 선출 직전에 세월호 침몰 사건이 일어나 한우 소비가 급감했다. 4~5월에 예정돼 있던 동창회, 야유회, 기관행사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기 때문이다. 덩달아 소 값도 10%이상 떨어져 농가들의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하 지부장은 지역의 한우 농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서 자신의 취임식도 취소했다. 그는 "취임식을 하지 않아도 좋다. 몇몇 한우 농가의 농장주들이 취임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지부장으로 취임하면 지부가 맡고 있는 업무를 파악하는 일부터 해야 하지만 요즘 그럴 시간도 없이 바쁘다. 최근 심하게 요동치는 한우 시세를 파악해서 농가들에게 신속히 알려줘야 하고, 혹시나 큰 피해를 입은 한우 농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 지부장의 말에 따르면, 2011년만 하더라도 1천100여 곳에 달하던 김해 지역의 한우 농가는 소고기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사료값 상승 등 때문에 현재 80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김해지역의 한우 농가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아지를 250만 원에 구입해서 3년 간 키우면 사료, 건초, 약 값 등으로 한 마리당 350만~400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인건비와 기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다 키운 소를 팔 때 600만~650만 원은 받아야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최고 등급을 받아야 소 값을 700만~750만 원정 도 받을 수 있지만, 이 등급을 받는 게 쉬운 게 아니라고 한다. 하 지부장은 "크게 아팠던 적이 있었거나 등급을 매기는 날 하루 이틀 전에 소가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으면 순식간에 품질은 크게 떨어진다. 3년 간 애지중지 키운 소가 2등급을 받으면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 소를 안 키워본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 지부장은 농가들의 고충을 어루만지면서 회원들을 더욱 끈끈하게 결집시켜나겠다고 밝혔다. 회원들과 힘을 모아 비육한 소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방안과 한우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대책 등을 강구해 보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FTA 등으로 한우 산업의 미래가 그리 밝지는 않지만, 지역 농가들이 똘똘 뭉친다면 얼마든지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시민들도 지역 농가를 위해 김해에서 생산되는 한우를 즐겨 찾아주길 당부 드립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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