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소금 솔솔 뿌려 노릇노릇 소금구이
누린내 없고 깻잎지와 절묘한 궁합
전라도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메기 풍덩
보글보글 얼큰한 국물에 침샘 요동
벌교 특산물 신메뉴 '피꼬막 물회' 인기
손 회장을 만난 곳은 범한상가 근처에 있는 '오리랑 메기랑'이었다. 수로왕릉 맞은편으로 이어져 있는 시장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 식당이었다.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바깥으로 많이 다녀서 그런지 못 보던 사이 얼굴이 많이 탔구먼!" 화통한 성격의 손 회장이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손 회장은 '오리랑 메기랑'을 찾은 이유부터 설명했다. "손님들이 시장을 찾으면 보통 장만 보고 돌아가지 식당을 찾아가서 밥을 먹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그런데 이 식당은 음식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상인들은 물론 손님들도 꽤 많이 찾는 곳이랍니다. 저는 저녁에 소주 한잔하러 오지요.(웃음)"
손 회장은 음식을 많이도 시켰다. 식당 주인에게 인기 있는 메뉴를 다 내어오라고 했단다. "걱정 말아요. 몇몇 상인들도 같이 밥 먹자고 불렀어요. 저녁에 다른 일정 없죠? 모처럼 상인들과 어울려 소주 한 잔 합시다."
순식간에 상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국내산 생오리에 굵은소금을 솔솔 뿌린 '오리소금구이'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그 옆에서는 전라도에서 공수해 온 메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메기매운탕이 보글보글 끓었다. 입에 침이 그득하게 고였다. "이 식당 주인의 음식 솜씨는 상인들이 다 인정해요. 밑반찬부터 참 정갈하지 않습니까?"
음식 구경하느라 정신을 놓고 있다가 손 회장의 말을 듣고 밑반찬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깻잎지는 짜지 않았고 향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애호박볶음과 취나물무침은 국산 참기름을 넣은 듯 무척 고소했다. 식당 여주인은 "모든 식재료를 서상동시장과 부원동 새벽시장에서 가져온다. 참기름, 참깨 등의 양념류는 손 회장의 가게인 '성진참기름'에서 구입한다"고 귀뜸했다.
손 회장이 메기탕을 접시에 덜어주었다. 손바닥 반만 한 크기로 썬 메기는 살이 두툼했다. 젓가락으로 살을 집었더니 싱싱한 메기를 사용한 듯 살코기가 부서지지 않고 큼지막하게 잡혔다. 국물 맛은 비리지 않고 얼큰했다. 방앗잎이 듬뿍 들어가 있어 방아 특유의 향이 국물 맛에 진하게 배어 있었다. 메기의 살코기와 국물을 밥 위에 얹어 비벼 먹었더니 밥 한 공기가 금방 사라졌다. "천천히 드세요. 곧 이 식당의 별미가 나올 겁니다. 아마 김해에서 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상에 오른 요리는 '피꼬막물회'였다. 생선회로 만든 물회는 익숙하지만 꼬막이 들어간 물회는 생소했다. 전남 벌교에서 가져왔다는 피꼬막과 채로 썬 배와 오이, 당근이 그릇에 가득 담겨 있었다. 그 위에 풋고추와 파프리카를 채 썰어 모양을 냈다. 살얼음이 얼어 있는 양념국물은 침샘을 자극했다. "이런 걸 두고 별미 중에 별미라고 하는 거 아닐까요. 이 식당이 얼마 전에 새로 개발한 메뉴죠. 한 번 맛본 사람들은 이걸 먹으려고 일부러 이 곳을 다시 찾는답니다."
탱글탱글한 피꼬막이 입안에 가득 바다 내음을 뿜어냈다. 시원한 국물은 더위를 싹 가시게 했다. 피꼬막물회를 먹던 상인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맛을 칭찬했다. "상인들과 함께 한 푸짐한 식사 어땠습니까? 아마 이 맛을 잊지 못해 시장을 자주 찾게 될 걸요?(웃음)"
▶오리랑메기랑/서상동 333-4(범한맨션 인근), 055-336-8952, 오리불고기(소금구이) 1마리 3만 5천 원, 오리탕 1마리 3만 원, 메기탕 3만 5천~2만 5천 원, 피꼬막물회(2인분) 1만 2천 원, 한방삼계탕(1인분) 1만 원.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