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장유면 율하천에 의자, 공, 나무판자 등이 둥둥 떠다니고 공사 현장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흙탕물이 쏟아지고 있다.

김해시 장유면의 율하천이 곳곳에 넘쳐나는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지만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찾은 율하천 일대. 잘 정비된 산책로와 달리 하천에는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녔다. 먹다 만 음료수병부터 과자봉지, 담배꽁초들까지. 한쪽에는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거대한 무덤'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스티로폼 조각들이었다.
 
이곳을 지나던 주민 김용대(63) 씨는 "이곳엔 새로 이사 오는 집들이 많다 보니 하천뿐 아니라 거리 곳곳에 스티로폼이 쌓인다"며 "처음엔 보기 안 좋아 지나다가 치우기도 했는데 이제는 너무 많아 엄두가 안 난다"며 혀를 내둘렀다.
 
산책 나온 이 모(58·여) 씨도 "일부 주민들이 이사를 하고 나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간혹 있다"며 "주민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하자고 얘기했지만 아직 진척은 없다"고 전했다.
 
율하 푸르지오 아파트와 공사가 한창인 모아 미래도 사이를 관통하는 율하천을 따라 걷다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일부 구간은 잡초로 뒤덮인 채 물이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그 위로는 자주색 책상 의자, 공, 나무판자 등이 떠다녔다. 의자는 언제 버려졌는지 그 위로 이끼가 끼어 있고 주변에는 부유물질이 떠다녔다.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생태하천'을 조성할 것이라는 애초의 계획과 달리 실상은 처참하기만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편에서는 주황색 호스를 통해 율하천으로 물이 콸콸 쏟아지기도 했다. 호스가 연결된 곳은 다름 아닌 인근 공사 현장이었다. 현장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은 2년 전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멈춘 지 오래다. 하지만 비가 오면 물이 차오르는 탓에 자동펌프시설을 이용해 하천으로 물을 내보는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었다.
 
이렇게 율하천으로 흘러가는 호스가 설치된 곳은 총 두 곳. 물이 흘러나오는 호스 끝부분은 녹색 이끼가 껴 까맣게 변해가고 있었다. 주민 신영일(58) 씨는 "물이 나왔다가 안 나오기를 매일 반복한다"며 "특히 호스가 설치된 주변으로 물이 더 탁해 보기에 너무 안 좋다"고 하소연했다.
 
김해시 건설과 하천계 관계자는 "김해에는 2개의 국가천과 31개의 지방하천이 있는데 하천 관리원 20여 명이 모두 담당한다"며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많은 곳을 관리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 하수과 강삼성 담당자는 "율하천 상류에 신안마을이 있는데 아직 가정 정화조 등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그대로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집들이 많다"며 "하지만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도록 현재 '하수관거 BTL'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는 수질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환경보호과 수계관리계 진지훈 담당자는 "매달 한 번씩 관동교에서 물을 채수해 창원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의뢰를 한다"며 "지난 3개월 동안 수질은 평균보다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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