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은 뭐냐?" 50일 정도의 일정으로 일본 취재를 다녀왔다. 음식에 대한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인간이 일본에 50일 씩이나 머물렀다고 하니 다들 이런 질문 한번씩은 던진다. 질문에 '가장'이라는 부사가 수식어로 붙었다는 것은 묻는 사람의 기대치가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럴 때는 미슐랭가이드 스타셰프
일본의 대중음식 가운데 하나인 오코노미야키는 한국인들에게도 제법 친숙한 음식이다. 오코노미야키 전문점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 식품회사에서는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 믹스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다. 이렇듯 오코노미야키가 한국인에게 친숙한 것은 부침개나 빈대떡과 조리법이나 재료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들
외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향토음식은 지역 관광 활성화의 필수조건이 되었다. 더불어 향토음식은 지역 특산물의 소비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을 대표할만한 음식의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찍이 향토음식의 중요성을 간파한 일본은 특히 적극적이다. 중앙부처인 농림수산성은 매년
규슈의 동쪽 끝에 위치한 오이타현의 벳부시는 일본 최대의 온천관광지다. 온천이 솟아나는 원천의 갯수와 온천수의 양에 있어 단연 최고를 자랑한다. 덕분에 1950년에 이미 '국제관광 온천문화도시'로 지정되어 대규모 개발이 이뤄졌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고도 성장기에 접어든 1970년대 중반까지 벳부는 일본의 대표적인 온천도시이자 관광지로 활기를 띠었다.
일본에는 약 5만 5천여 개의 료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에는 민박 수준의 료칸도 있고, 수 백년된 전통 료칸도 있으며, 방이 100개가 넘는 호텔식 료칸도 있다. 무엇이든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이를 그냥 둘 리 없다. 매년 다양한 기관에서 료칸 랭킹을 발표한다. 그 가운데 가장 권위를 인정 받는 것은 일본 의
일본 사가현 카라츠시(唐津市)에 있는 '요요카쿠(洋洋閣)'는 1893년 문을 열어 올해로 꼭 120년 된 료칸이다. 오코우치 아키히코(78) 씨와 그의 아내인 하루미(67) 씨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1천300년 전통의 호시(法師)료칸도 있고, 200~300년 된 료칸이 즐비한 일본에서 120년은 사소
일본 후쿠오카현에 있는 무나카타시는 김해시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도시다. 우선 바다와 연결되는 강과 그 강을 둘러싼 평야로 이루어진 자연환경이 그렇다. 김해가 동남권의 중추도시 부산과 공업도시 창원 사이에 위치해 있다면, 무나카타시는 규슈의 중추도시 후쿠오카와 기타규슈 사이에 위치해 있다. 또한 두 도시 모두 1981년에 시(市)로 승격되었다. 역사적으
일본 남규슈의 중심 도시인 가고시마시. 이 도시의 관문인 가고시마중악역 광장에서는 다양한 인물의 동상으로 이루어진 조형물이 관광객을 맞는다. 이름하여 '젊은 사츠마의 군상'이다. 이 조형물은 1865년 일본 최초로 해외 유학길에 올랐던 19명의 사츠마(가고시마의 옛 지명) 젊은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당시만 해도 봉건체재를 유지하며 강력한
① 주인장 인품을 먼저 본다 ② 단골손님의 면면도 중요하다한국의 포장마차를 일본어로 '야타이(屋台)'라고 한다. 일본인이건 외국이건 할 것 없이 후쿠오카를 찾는 외지인들은 반드시 한번쯤 야타이를 찾는다. 그만큼 야타이는 후쿠오카의 명물이고, 또 숫자도 많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장사를 하는 야타이는 늦은 오후부터 장사를 준비한다.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
창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맛 면을 담당해 온 박상현 객원기자가 약 2개월간 일본 규슈로 음식 취재를 떠났습니다. 는 박상현 객원기자가 취재한 다양한 일본의 식문화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당분간은 '김해의 맛'이 아닌 '일본의 맛'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김해의 음식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것들도 제법 있을 것입니다. 독자
어릴 적 할머니나 어머니가 시장을 보러 갈 낌새라도 보이면 혼자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따라 나설 채비를 했다. 버스로 30분 쯤 가야했던 상설시장은 집 앞에서 열리던 5일장과는 규모도 풍요로움도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버스 멀미 따위에 상관없이 나를 유혹했던 것은 시장 한켠 분식집에서 파는 칼국수·냄비우동·김밥이었다. 서툰 젓가락
대동할매국수, 더이상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싶다. 부산과 김해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국수 한 가닥 한다는 사람 치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1959년 김해 대동면 초정리에 터를 잡은 이래로, 가늘고 길어 장수를 기원하던 국수 가닥처럼 53년 세월을 꼬장꼬장 버텨왔다. 대동할매국수는 잔치국수와도 다르고 멸치국수와도 다른, 그저 '대동할매국
지난해 이맘때였다. 라면 시장에 불어닥친 '하얀국물' 열풍은 금방이라도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라도 할 것처럼 그 위세가 대단했다. 열풍의 진원지는 KBS 2TV 이었다. 라면요리대회에서 개그맨 이경규 씨가 치킨육수를 베이스로 한 '꼬꼬면'으로 1등을 차지하자, 제조사에서는 이를 즉시 상품화했다. 하얀국물 라면 열풍은 놀라울 정
우리 밥상의 주연은 뭐니뭐니해도 밥과 반찬입니다. 지난 수 천년 동안 한국인은 쌀·보리·콩·조·수수 등 곡물로 지은 밥에 푸성귀로 만든 반찬을 곁들여 먹어 왔습니다. 밥은 곡식 특유의 향과 질감을 갖고 있긴 해도 그 자체로는 싱거워 많이 먹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된장·간장&
너무 익숙해 소홀히 여기거나 그 진가를 몰라보는 것들이 있다. 두부가 그렇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두부를 만드는 방법도, 두부의 가치도, 두부의 참맛도 잊었다. 이러고서는 무려 1천년 이상 우리 민족의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두부에게 면목이 없다. 해서, 올 추석을 앞두고는 몰라봐 주어서 미안한 두부를 조명해 보기로 하자.햇곡식·햇과일&mid
일본 본토를 구성하는 4개의 큰 섬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규슈(九州)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한반도와도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간직한 섬이다. 서쪽으로는 현해탄, 동쪽으로는 태평양과 접해 있고, 화산활동으로 조성된 독특한 지형과 풍부함 삼림, 그리고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다양한 온천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이 아름다운 섬에 4개의
지난 5월 20일 저녁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모 언론사 선배와의 술자리. 슬슬 취기가 오를 즈음 선배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제주도 인근으로 고등어 잡이를 나갔던 선단이 참다랑어를 대량으로 어획해 부산항으로 귀항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취재 동행을 요청했다. 다음날 새벽에 도착한 부
일본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온천 가운데 하나인 규슈의 '유후인'에는 아주 유명한 고로케 가게가 있다. 6.6㎡(2평) 남짓한 작은 가게가 오로지 고로케 하나로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까지 명성이 자자한 것은 방송의 위력 덕분이다. 일본 NHK가 개최한 '제1회 전국 고로케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이 과정이 공중파를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됐다
반지기밥·감태밥·지름밥·폿밥·체밥·초불밥·물꾸럭죽·구살줄·마농죽·깅이범벅·톨범벅·는쟁이범벅·감제범벅·놈삐범벅·누룩낭범벅·각재기국·멜배추국·솜국&m
시래기국. 멸치를 우려낸 육수에 시래기 듬뿍 넣고 된장을 적당히 풀어 끓인 다음 밥을 말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딱히 비법이랄 것도 없거니와 별다른 반찬도 필요없다. 김치든 깍두기든 하나면 족하다. 그렇게 한 뚝배기 후루룩 비우면 속은 더할나위 없이 든든하고 편안하다. 매일같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맛에 대한 평가 역시 한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