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기 김해시의회 부의장
3~4년 지난 뒤 장기적으로는 예산 절감

"도로는 도시의 얼굴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해의 얼굴은 흉터투성이죠."

김해시의회 전영기 부의장은 도로 이야기가 나오자 아쉽다는 듯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지난해 김해시의회 제167회 정례회 때 김해 시내 도로 노면의 문제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전 부의장은 김해지역 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불량도로 때문에 자동차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해시의 한해 예산이 1조 원이 넘는다.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김해시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부의장은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기온이 33도를 넘으면 아스팔트 도로의 온도는 60도까지 상승한다. 타이어와 뜨거운 도로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까지 더해지면 타이어의 온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때 도로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는 타이어에 펑크가 쉽게 난다. 노면이 불량한 도로를 방치하는 것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고 개탄했다.

전 부의장은 지난해 예산 심의 때는 도로재포장 사업비가 모자란다며 배병돌 의원, 김동근·조일현·서희봉 전 의원과 함께 집행부에 시정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시정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올해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그는 "시는 재정 상황을 핑계로 시민의 안전을 우선시 해달라는 시의회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때 예산을 증액했더라면 김해의 도로 상황이 더 열악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의장은 매년 40억~50억 원의 예산을 도로정비 사업에 투자한다면 3~4년 안에 김해지역의 노후화된 도로 전체를 보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대적인 보수 사업이 끝난 뒤에는 연간 10억 원 가량만 들여도 도로 노면 불량으로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 부의장은 "시는 도로불량으로 인한 차량 사고 소송에 변호사를 쓸 게 아니라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 나아가 소송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불량도로에 대한 보수는 소홀히 하면서 주차단속은 강화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시민의 안전, 도시 미관 등을 고려한다면 50억 원이라는 예산을 시가 아까워해서는 안된다. 도로 정비에 필요한 추경예산을 확보하고 내년에 올해의 2배 수준으로 예산을 책정해 도로정비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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