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이용객들 큰 불편 호소
장유 등 일부 노선은 승차권조차 없어
새 여객터미널엔 시스템 구축 운영방침

설 연휴를 한 달여 앞두고 많은 김해시민 및 출향인들이 시외버스를 이용해 귀향길에 오르거나 친척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지만, 김해에는 인터넷·전화 등을 이용한 시외버스 예매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창권(48·어방동) 씨는 설 연휴를 서울 친척집에서 보내기 위해 최근 서울행 시외버스를 예매하러 김해시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난감한 일을 경험했다. 홈페이지에서는 김해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 노선의 배차시간표와 요금정보만 있었을 뿐 서울행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노선의 인터넷 예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김해에서는 시외버스 표를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김해시외버스터미널 매표창구에서 표를 사는 이용객.

최 씨는 시외버스 이용객이 몰리면 버스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외버스터미널로 전화를 걸어 전화 예매를 시도했다. 이에 시외버스터미널 측은 "현재 예매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인터넷 예매는 물론 전화 예매도 불가능하다. 현장에 와서 예매하라"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최 씨는 "인구가 53만 명인 큰 도시의 시외버스 이용 편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결국 부산 구포역에서 KTX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동우(50) 씨는 최근 김해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시외버스 예매 불편 민원을 제기했다. 수원에서 김해로 오는 시외버스는 인터넷 예매를 할 수 있지만, 김해에서 수원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인터넷·전화 예매를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이 씨는 "김해에 있는 처가에 갈 때는 수원에서 김해로 가는 버스 표를 인터넷 예매로 산 뒤 수원터미널에서 발권을 하면 된다. 그런데 김해에서 수원으로 올라오는 버스 승차권은 인터넷 예매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처가 식구들이 김해 버스터미널로 가서 현장 예매를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외버스터미널조차 없는 장유의 경우 시외버스 이용은 더욱 불편하다. 장유시외버스정류소에서는 인터넷·전화 예매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외버스정류소 현장에 가도 사전 예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외버스 승차권은 시외버스정류소 근처 슈퍼에서 당일 운행분만 구입할 수 있다. 일부 노선의 경우 이용객들은 승차권을 별도로 구입하지 않고 현금을 내고 시외버스를 타는 상황이다.

취업을 위해 경남지역 업체에 면접을 자주 보러 다닌다는 손윤정(24·관동동) 씨는 "버스에 자리가 없어 타지 못하는 바람에 면접 시간에 늦은 경험이 있다"며 "승차권 예매를 미리 할 수 없어 항상 20~30분 먼저 장유시외버스정류소에 나와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장유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시외버스 이용객 불편상황에 대해 김해시는 내달 김해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춰 예매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시 경전철혁신과 관계자는 "현재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새 김해여객터미널에 온라인 예매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왕복 시외버스 승차권을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는 노선을 점차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장유의 경우 장유시외버스터미널이 언제 착공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별도로 예매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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