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이면 민선 5기인 김맹곤 김해시장이 취임한 지 1주년이 된다. 또 6대 김해시의회가 출범한 지도 1년을 맞는다.  이에 <김해뉴스>는 김 시장과 시의회의 직무수행 평가 및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 김 시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시민 여론은 '충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37.3%인데 반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62.7%로 큰 차이가 났다.

취임 1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시민들의 평가가 이토록 야박하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시의회에 대한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41.8%)보다 부정적인 평가(58.2%)가 더 많이 나왔다.

<김해뉴스>는 지난 24일 가야대 노병만(경찰행정학과) 교수와 김해YMCA 박영태 사무총장, 김형수(민주당) 시의원, 이상보(한나라당) 시의원을 초청해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생각과 향후 과제를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는 오성택 차장이 봤다.

※ 김맹곤 시장의 직무수행에 대해 시민들이 이토록 부정적 평가를 내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김형수(이하 김)=설문내용이 객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에 대한 내용이 미흡해 아쉽다. 김 시장이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34% 득표율로 당선돼 원래 지지기반이 약했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정책만 해왔다. 전임 시장이 계획했던 동서터널과 모노레일사업 등 여러 사업을 취소했다. 인기 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인기 없는 정책만 해왔기 때문에 결과가 낮게 나왔다. 따라서 설문조사 결과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노병만(이하 노)=김 시장의 시정에 대해 대체로 들리는 소문대로 시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된 것 같다. (시장이) 잘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시정을 이끌어 간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득표율과 비교하면 다소나마 긍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설문으로 시장에 대한 지지도가 더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성들과 30대 젊은층, 학생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온 것은 이들이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상보(이하 이)=김맹곤 시장과 김해시의회는 시민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적극 반대 층이 있다는 것을 더욱 명심해야 한다. 인기 없는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에 낮은 평가가 나왔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해 사업을 축소했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김 시장이 저평가 됐던 이유 중 하나는 시민들과의 소통부재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소속 정당이 다른 전임 시장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임기가 보장돼 있는 단체장들에 대해 무리한 인사를 한 게 저평가를 불렀다고 봐야 한다.
 
▶박영태(이하 박)=설문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맹곤 시장은 '변화와 창조'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시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시장이 바뀐 것 자체가 큰 업적이다. 시민들은 언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는데, 30~40대 젊은 층의 경우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온 것은 아마도 언론의 역할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전임 시장이 구축해 놓은 기존의 틀을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마찰이 있었고, 그런 모습들이 시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 서민들의 주택 마련 대책과 산단조성 같은 경제전략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1년 간 진행한 정책에 대해 지금 당장 어떤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반드시 김 시장의 정책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물가문제나 교육문제 등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이 임명권을 남용해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심는 인사정책을 편다는 비판이 많다. 지난해 선거에서 김 시장을 지지하지 않았던 반대진영 사람들도 포용해야 하는데 이 점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편 가르기식 인사정책은 시 행정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설문지에 김 시장이 '잘한 분야'에 김해시의 '재정적자 축소'라는 부정적인 표현보다 '재정강화'라는 말로 표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김 시장이 김해시의 텅 빈 곳간을 단단히 챙겼다는 점에선 후한 점수를 줘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재정 강화가 아닌 재정난을 우려해 주된 사업을 미루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해시 재정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현재의 적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박=김 시장은 지난 1년 간 시정의 변화를 통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시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자초하고 있다. 많은 사업 중에 시민들이 시의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정리할 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하는 데도 무조건 일방통행식이다. 구산동에 분양하는 '이진 캐스빌'의 경우 당초 토지공사가 김해시민을 위해 공공택지를 조성하려던 곳인데도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에 사업권을 넘기면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졌다.
 
▶김=주택문제는 시장이 책임질 수 없는 부분이다. 임대아파트 분양문제는 김해시에서도 노력 중에 있다. 하지만 시민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상당부분은 너무 오랫동안 끌어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기업 이탈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중견기업인 '넥센'의 경우 공해가 너무 심해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들도 많다. 김 시장 본인이 기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임기 중에 중견기업을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 김 시장 취임 이후 일본의 소프트 뱅크가 김해에 진출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 유치로 많은 대기업들이 김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이번 설문에서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부정적인 반응이 더 높게 나왔다. 원인과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김해시의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배정환 의장의 뇌물수수만이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누적돼 나타난 결과다. 야당에서 처음으로 의장을 배출하면서 시민들의 기대치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시가 추진하는 경전철이나 청소용역업체 선정 등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해 시의회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시의원의 한사람으로서 의장의 뇌물수수 혐의로 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시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집행부의 행정절차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인데, 솔직히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원래의 역할과 책무를 열심히 수행해 나가야만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배정환 의장의 뇌물수수건과 관련해서 시의회가 공개사과를 해야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현직 시의원 11~12명이 관련돼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이상 현 시점에서 의원들의 입장 표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의원들 각자가 일로써 시민들에게 갚아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김해시의회의 견제와 감시기능은 전임시장 때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견제·감시기능도 좋지만 중재역할도 중요하다.
 
▶노=의회 문제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체장 위주로 행정이 펼쳐지면서 시의회는 들러리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심지어 단체장의 눈치를 보거나 줄을 서기도 한다. 이는 토착비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번에 불거진 배 의장 사건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본다. 따라서 김 시장은 이번 기회에 클린행정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김해시민들은 '소통하는 시장'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향후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김 시장은 시장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고 시의회는 의회 대로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시장은 정치인이라기보다 행정가로서 선거에 임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박=김 시장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시장은 정확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모든 행정실무를 장악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그에 맞게 인사도 이뤄져야 한다. 실제 행정이 펼쳐지는 것은 소통의 문제가 제 1순위다. 또 지방자치가 잘 되려면 각 읍면동이 잘 돌아가야 하고, 읍면동의 행정이 잘 되려면 읍면동장의 힘도 키워줘야 한다.
 
▶김=궁극적으로 시장이나 시의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의회도 시장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건 지원해야 한다.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난 1년 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3년간 힘을 모아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노=시민들과 소통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 행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공무원들이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하면 시민들의 신뢰와 평가는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시의회도 자정결의대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보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김해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세부정책을 잘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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