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황옥이 인도에서 건너올 때 지나온 곳으로 추정되는 거제 앞바다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제공=이재돈 시민기자

 

▲ 이광우 김해뉴스 사장(부산일보 이사).

올해는 '가야 건국 197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인 2042년은 '가야 건국 20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따라서 김해에게 2017년은 특별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올해부터 '가야 건국 2000주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25년 후'는 결코 먼 시점이 아닙니다.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는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아도 사상 초유의 일이 될 것입니다. 고려와 조선을 염두에 둔 백년 단위 건국 기념행사와는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는 국제적 행사가 되어야 합니다. 가야는 애당초 국제도시였습니다. 김수로왕은 북방 기마민족 출신이었고, 허왕후는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였습니다. 가야 왕족들의 무덤인 대성동고분군에서는 중국 북방계 유물뿐만 아니라, 일본계와 저 멀리 서역의 유물까지 출토되고 있습니다. 가야의 위상은 전 세계에 걸쳐 있었습니다.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가 마침내 국제적이라야 하는 당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위원회를 가동해 지혜와 열정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상징적으로 2000명의 시민위원들을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김해김씨와 김해허씨, 인천이씨로 대표되는 문중과 단체와 학계와 이주민 등 다양한 인물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는 흔한 엑스포, 박람회 같은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기초단체인 김해가 주최, 주관한다 할지라도 성격은 국가적, 국제적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후손이 전국적으로 400만 명이 넘게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는 넓고 커다란 시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일례로 현재의 허왕후 신행길 축제를 범 아시아적 행사로 치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일설에 따르면, 허왕후는 네팔을 넘어 중국을 지나 가야로 왔다고도 하고, 바닷길을 이용했다고도 합니다. 만약 바닷길을 이용했다면, 당시에는 직항이 아니라 주로 연근해를 따라 이동했으므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일본 오키나와 등을 지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설을 용인한다면, 허왕후 신행길을 범 아시아적 무대로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야 건국 2000주년 행사는 '아시아의 축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랬을 때, 김해에는 수많은 외부 손님들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다면, 서둘러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지부진한 가야왕궁 발굴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가야왕도로서의 면모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호텔과 도로를 비롯한 각종 도시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하고, 시민의식도 언필칭 세계화에 걸맞은 수준으로 높아져야 합니다.
 
앞으로 25년 동안 전개될 이 거대한 작업을 통해 갈등과 이견을 조율하고 마침내 행사를 잘 치러낸다면 김해시민들은 자연스레 하나가 되고 엄청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김해의 장래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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