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훈(가운데) 경남도교육감이 4일 오전 능동중, 삼문고 학생들의 통학 애로점을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장유터널을 걸어 능동중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4일 본지 보도로 대책 준비
능동중·삼문고 통학로 직접 체험
“건강 위해 얼른 해결책 찾겠다”



속보='능동중·삼문고 학생들이 통학시간을 줄이기 위해 건강 악화를 무릅쓰고 장유터널로 등·하교한다'는 <김해뉴스> 보도가 김해 지역에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섰다.
 
<김해뉴스>는 지난 3월 15일자 3면에 '우리 아이들, 장유터널 매연 안 마시고 학교 갈 수 있는 길 없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능동중·삼문고 학생들이 등·하교에 40분 가까이 걸리는 버스를 타지 않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380m 길이의 장유터널 안을 걸어서 다닌다. 학생들의 건강, 안전 문제가 걱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보도되자 경남도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박종훈 교육감이 4일 오전 등교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삼문동 장유터널을 걸으며 문제점 파악에 나섰다.
 
박 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 도교육청, 장유출장소 관계자들은 물론 김해시의회 김재금 의원, 능동교 학생 30여 명과 함께 부곡동에서 장유터널을 거쳐 능동중까지 약 1㎞를 걸었다.
 
능동중과 삼문고에 따르면, 부곡동에서 장유터널을 지나 삼문동의 학교까지 통학하는 학생들은 능동중 100명, 삼문고등학교 60명 등 총 160명에 이른다. 부곡동 부영8단지 아파트에서 장유터널을 지나 능동중까지 거리는 총 1.93㎞다. 걸어가면 25분 정도 걸린다. 반면 26번 버스를 타면 정류장 7곳을 거쳐 총 3.23㎞를 달려야 한다. 버스 운행시간은 21분이지만, 배차간격이 14~16분이어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하면 35~37분이 걸린다. 버스를 한 대 놓치면 1시간 가까이 될 수도 있다. 총 380m 에 이르는 장유터널 안은 미세먼지 농도 평균 80㎎로 학생들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해왔다.
 
학생들과 함께 장유터널을 걸은 박 교육감은 "창원 진해구의 안민터널을 걸어본 적이 있다. 당시 매연과 소음이 정말 심하다고 느꼈다. 직접 장유터널을 걸어보니 학생들이 매일 터널로 등·하교하도록 내버려 뒀다는 데 어른으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시, 김해교육지원청과 함께 차단막 설치, 버스 노선 조정 등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3년 간 장유터널로 걸어 통학했다는 최유선(15·능동중) 양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많이 추울 때 외에는 항상 장유터널로 통학했다. 버스는 배차간격이 길어 오전 8시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를 타지 못하면 걸어서 오갈 수밖에 없었다. 하루 빨리 해결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이 장유터널을 걸어 건넌 뒤 능동중에서 박 교육감, 김해교육지원청 신용진 교육장, 장유출장소 오성석 소장, 능동중 류기진 교장, 삼문고 김대수 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류기진 교장은 "월산중 수용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주석초, 부곡초 학생들은 능동중에 배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부곡동에서 능동중까지 오는 버스 노선은 있지만 돌아가는 거리가 멀어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다. 장유터널 인근에 등산로 같은 길은 있지만 제대로 된 길이 아니다. 안전문제로 학생들에게 그 길로 다니라고 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급식, 물, 공기 세 가지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공기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능동중, 삼문고 학생들의 통학 환경 문제에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못해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이른 시일 내에 학생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성석 소장은 "허성곤 김해시장도 버스 노선 개선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차단막, 환풍기 설치로 얼마나 미세먼지 등이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시에서도 학생 통학 안전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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