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는 급격한 도시 성장과 난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문제에 직면해 있다. <김해뉴스>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 청소년 들에게 지역의 환경을 지키려는 국내·외의 다양한 노력을 소개한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환경교육원, 일본 가고시마 현 이즈미 시 가쿠쇼학교, 지바 현 이나게 제2초등학교와 이타바시 구 다카시마초등학교 등의 사례를 시리즈로 싣는다.


도교육청, 2008년부터 생태환경교육
동아리·학교텃밭·초록학교 등 사업 다양

교육직무·해외 연수에 토크콘서트 진행
2년 전부터는 학교 주변 제비 조사활동

지난해 40여 단체 모여 네트워크 결성
산청 환경교육원, 전문가 양성 중추역할


 


■강남 간 제비 다시 돌아왔나

"제비생태탐구동아리에 참여하기 전에는 제비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어요. 제비에 대해 알아가면서 제비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요즘 처마 있는 집 대신 아파트와 주택이 지어지면서 제비가 살 곳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웠어요. 알을 따뜻하게 품기 위해 수 백 번을 왔다 갔다 하고, 새끼가 싼 배설물을 입으로 물어 갖다 버리는 제비를 보고 저도 커서 제비 같은 부모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비생태탐구동아리 활동을 마친 진주 정촌면 관봉초등학교 6학년 이주현군의 동아리 참가 소감문이다. 이 동아리는 지난 4월 21일 진주 정촌면 일대의 마을을 돌며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 가족들을 찾았다. 제비 가족을 만난 장소는 일일이 손으로 기록했다. 직접 찾은 제비둥지는 총 39개. 다시 정촌면을 찾아온 제비를 기억하면서 학생들은 고사리 손으로 '관봉초 둘레 제비둥지 지도'를 직접 제작했다.

경남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제비생태탐구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농촌 공동화, 도시화로 인해 매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제비의 실태를 모니터링해 보호 방법을 찾기 위한 활동이다.

이는 2008년 당시 산청군 신안초등학교의 오광석 교사가 시작한 제비생태탐구 동아리에서 출발했는데, 2010년부터는 '환경과생명을지키는경남교사모임'이 람사르환경재단과 함께 소규모로 진행해 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생태환경교육의 하나로 2015년부터 초·중학교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8~19일까지 김해를 비롯한 경남 18개 시·군 93개 초·중학교 교사와 학생 900여 명이 학교 주변의 제비 둥지 수와 개체 수 조사에 나섰다. 2015년 조사결과 경남에는 100만㎡당 평균 179마리의 제비 둥지가 분포해 있었다. 제비 둥지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시장, 마을회관 등에서 발견됐다.

▲ 학생들이 진주 한 가정집 처마에 있는 제비 둥지를 관찰하고 있다. 마을을 걷다 제비 둥지를 발견한 학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학생들이 마을 주민에게 제비의 습성을 묻고 있다. 진흙을 이용해 제비 둥지를 만드는 학생들(사진 위로부터).


경남도교육청이 생태환경교육에 나서게 된 건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협약 총회가 계기가 됐다. 경남도교육청 체육건강과 정대수 장학사는 "람사르협약 총회는 경남의 생태환경교육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우포생태교육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환경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경상남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이었던 박종훈 도교육감은 교육위원들과 함께 일본 구시로습지, 야조공원 등을 다니며 생태교육의 선진사례를 눈으로 확인했다. 박 교육감 당선 후 제비생태탐구동아리 등 각종 생태환경교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10월 29일에는 경남도교육청 학교생태환경교육 진흥 조례가 제정되면서 학교생태환경교육의 근거가 마련됐다. 학교생태환경교육 진흥 조례는 학교생태환경교육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 학교생태환경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현재 초·중학교 환경동아리운영, 학교 텃밭 가꾸기, 생물다양성 교육, 초록학교 만들기, 미세먼지 선도학교, 초록학급 만들기 등 학교 실정에 맞는 에너지, 지속가능발전, 생태환경교육, 학교숲 활동 등 체험 중심의 다양한 생태환경교육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환경교육에 대한 교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환경교육직무연수, 해외 생태환경교육연수, 생태환경교육 전문가와 함께하는 그린멘토 토크 콘서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대수 장학사는 "우리나라는 사회환경교육이 약화돼 있다. 환경단체를 좌익단체로 치부하다보니, 환경단체에서의 생태환경교육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생태환경교육은 환경에 관심이 있는 부모의 자녀 위주로 이뤄져왔다"면서 "하지만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면 생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탈핵, 유전자변형 식물 등 우리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생태환경교육은 아는 게 삶이 되는 교육이다. 학생들이 자연과의 공존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생태환경교육이다"라고 설명했다.


■경남도환경교육네트워크 구축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경상남도환경교육원, 우포생태교육원, 자연과 사람들, 환경교육 관련 40여 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경남도환경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네트워크는 생태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전문교육, 공동연수, 강사은행 운영, 환경교육개선 사업과 '2017년 경남환경교육한마당' 개최, 경남지역 환경교육 편람 제작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교육네트워크는 학교의 생태환경교육 시스템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지자체는 예산 지원과 생태환경전문가를 양성하고, 도교육청과 학교는 생태환경교육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생태환경교육을 진행한다.

정 장학사는 "학교에서 텃밭 교육, 황새 봉순이 교육을 하려고 해도 학교에는 전문가가 없다. 지자체와 전문가로 구성된 환경교육네트워크에서 생태환경교육 강사를 양성하고, 학교에서는 생태환경교육 시간을 편성한다. 이를 통해 보다 전문적으로 생태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생태환경교육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경상남도환경교육원(원장 강차석)은 경남의 생태환경전문가 양성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경남환경교육원은 환경교육센터를 운영해 자연환경해설사, 생태전문화교육, 숲밧줄놀이전문가, 기후변화전문강사 등을 양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남도민을 대상으로 숲속힐링명상캠프 등 체험환경캠프를 진행하고, 습지체험 등 현장체험, 찾아가는 환경교육 등 청소년 환경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남환경교육원 남용욱 교육팀장은 "학교의 생태환경교육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역 환경과 함께 가야한다. 생태환경전문가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태환경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경남도환경교육원은 생태환경교육이 학교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 연계되도록 하기 위해 생태환경전문가의 역량을 강화 및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그러면서 "김해는 난개발 이면에 화포천습지, 분성산 등 아름다운 생태계 환경이 조성된 곳이 많다. 시민들이 잘 보존된 생태계 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알아가야지만 난개발에 따른 문제점과 피해를 인식할 수 있다. 내 고장을 알고 지키는 것이 생태환경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남도교육청은 학교의 환경교육네트워크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 사회 간 생태환경교육이 왜 연결돼야 하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경남도환경교육네트워크와 논의하며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정 장학사는 "생태환경교육이 경남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사회 내 전문가, 학교 간의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스템이 마련되면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꾸준히 생태환경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다. 지자체, 생태환경전문가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산청=김예린 기자 beaurin@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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