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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농촌 상부상조해 다양한 산업 개척하면 지역·국가 변할 수 있어”도농복합도시 (3)일본 에가오츠나게테
  • 수정 2017.11.08 11:12
  • 게재 2017.08.30 09:45
  • 호수 337
  • 12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일손돕기에 나선 참가자들이 개간된 논에서 잡초뽑기 작업을 하고 있다.



도쿄 출신 소네하라 씨, 농업 위기 절감
야마나시 현 호쿠토로 가족과 함께 이주

연수생 제도 활용해 체험 프로그램 확대
지역농민 손잡고 에가오츠나게테 설립

대기업·시골 연결하는 사업 등 실시해
농촌·지방 활성화, 도시 교류 등 진행
전국 유사단체 생기고 벤치마킹 방문도


 

일본 도쿄 인근 야마나시 현 호쿠토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소네하라 히사시 씨. 그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방치된 농촌의 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 사람이다. 그가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호쿠토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호쿠토 인구도 배나 늘어 지금은 5만 명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영리활동법인인 '에가오츠나게테'를 만들었다. 이는 일본 전역으로 퍼져 100조 원, 100만 명 고용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소네하라 씨는 메이지대학을 졸업한 뒤 금융기관 등의 컨설턴트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가 농촌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1992~1993년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후 일본의 미래에 위기감을 느끼면서부터다. 그는 "일본은 식량 자급률 40%, 목재 자급률 20%, 에너지 자급률 4%라는 취약한 경제 기반 위에 서 있다. 미래에는 이같은 자원 자급률 저하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 일손돕기 체험 참가자들이 모심기 체험을 하고 있다.


소네하라 씨는 '자원이 풍부'하고, '거대 소비지인 수도권에서 차로 2시간 거리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에 맞는 지역을 찾다 1995년 가족과 함께 호쿠토로 이주했다. 호쿠토에는 자원이 풍부한 땅이 많지만, 인구가 없어 땅들이 방치돼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방치된 땅 100평을 빌려 개간을 한 뒤 고구마,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을 심고 벼농사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땅은 2㏊(6000평), 5㏊(1만 5000평)까지 늘어났다. 그는 야마나시 현의 광활한 숲에서 나무를 잘라 인근 별장지 주인들에게 장작으로 판매하는 임업도 시작했다. 나중에는 '장작패기 체험'을 도입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자급자족을 위해 시작한 농사였지만 농지의 규모가 늘어나고 수확물이 늘면서 조금씩 작물을 팔게 됐다. 소네하라 씨 부부는 일손 부족에 시달리자 어린이 농작업 캠프, 일손 돕기, 수제 된장 담그기 등 체험 형태로 도시와의 교류 행사를 시작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는 해바라기씨를 심고 밭에서 수확한 해바라기씨에서 바이오디젤 연료를 정제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투어도 만들었다.

   
▲ 미츠비시지쇼 사원들이 해바라기 밭을 가꾼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 규모가 점점 커지자 소네하라 씨는 정부의 연수생 제도를 활용했다. 20~40대 청년들이 최소 3년간 농업 지역에서 농업·판매 등 일을 하면서 교육을 받으면 급여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도시에 몰리는 젊은층이 농촌으로 진출해 새로운 산업을 시작하게 함으로써 농촌을 활성화시키자는 사업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호쿠토의 농민들도 소네하라 씨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2001년 에가오츠나게테를 만들게 됐다. 이 단체의 핵심 사업은 바로 기업과 농촌을 잇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일본 대기업인 미츠비시지쇼 그룹과 함께한 '하늘과 땅 프로젝트'였다. 기업의 직원들이 에가오츠나게테에서 개간 투어, 간벌 체험 투어, 농업 체험 투어 등을 하는 것이다. 얼핏 봤을 때는 우리나라의 1사 1촌 협력과 유사하다. 기업이 중심에 선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번기 농촌 봉사 활동처럼 이벤트식 교류가 대부분이지만, 에가오츠나게테의 경우 기업이 특정금액을 해당 농지 주인에게 주고 땅을 임대해서 가꿔 농작물을 모두 가져간다. 회사 업무 때문에 항상 경작지를 돌볼 수 없기 때문에 에가오츠나게테가 경작지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 ‘마루노우치’

2008년부터 미츠비시지쇼 그룹은 이렇게 해서 투어를 진행했다. 나중-에는 "우리가 만든 친환경 쌀로 일본주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술을 만드는 양조점은 야마나시 현에서 250년 역사를 가진 지역 업체로 정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순미주 '마루노우치'가 탄생했다. 주정용 쌀 농사의 한계 때문에 250병 밖에 생산할 수 없어 도쿄 시내 곳곳 고급 레스토랑에만 공급된다.

간벌 체험을 통해 확보된 목재는 집을 만드는 회사인 미츠비시지쇼 홈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소네하라 씨는 "일본은 목재 자급률이 아주 낮다. 미츠비시지쇼 홈의 국산자재 사용률도 10% 미만이었다. 그러나 교류 협력을 통해 현재 국산재 사용 비율이 50%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에가오츠나게테는 농촌·지방 활성화, 도시와의 교류, 일자리 창출, 에너지 자원 생산 등 공익적인 목적을 토대로 계속해서 성장했다. 자연스레 전국 각지에 네트워크가 생겼다. 2009년 에가오츠나게테를 사무국으로 둔 네트워크형 대학인 '관동관광대학'이 설립됐다. 소네하라 씨는 관동관광대학에서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 에가오츠나게테의 소네하라 히사시 대표.

전국 각지에서 에가오츠나게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단체가 생겨 과일잼을 만들기도 하고 지역 특산품인 김 생산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귀농, 귀촌의 신화라고 불리는 소네하라 씨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에가오츠나게테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에도 에가오츠나게테 지점이 생겼고, 대구에서 기업이 참여하는 '위팜'이 생겨 직접 지은 쌀로 만든 막걸리 '북성'이 탄생하기도 했다.

도시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 20여 년 전 농촌으로 간 소네하라 씨는 농촌을 변화시켰다. 그는 농촌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경험을 통해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 2015~2020년 농촌의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봅니다. 농촌의 고령화는 20년 전보다 더 심각하고, 그만큼 농촌이 더 힘들어집니다. 거꾸로 그만큼 농촌은 기회의 땅이기도 합니다. 농촌이 새로운 산업으로서 지역과 국가를 변화시키는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농촌이 함께 상부상조하는 다양한 산업을 해나갈 때 함께 '윈윈'할 수 있습니다."

호쿠토(일본)=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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