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통계’ 암 이어 2위
인구 10만 명당 113명 집계

교감신경계 흥분·전신혈관 수축
기온 차이 나면 심장 부담 증가

추운 날 새벽운동 말고 모자 착용
가슴 부위 답답하면 바로 병원에



무더운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서 아침, 저녁 일교차가 10도를 넘고 있다. 이렇게 기온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는 뇌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뇌심혈관계 질환은 심장과 뇌혈관,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혈압, 허혈성심장 질환, 관상동맥 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뇌졸중, 부정맥 등이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6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뇌심혈관 질환은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가 113명으로 집계돼 암(153명)에 이어 2위였다. 뇌심혈관 질환을 세분하면 심장질환(58.2명) 2위, 뇌혈관 질환(45.8명) 3위, 고혈압성 질환(10.6명) 9위였다.
 


고혈압은 뇌심혈관계 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돼 심장근육에 충분히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못할 때 나타나는 질환이 허혈성 심장질환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대표적인 허혈성 심장질환이다. 뇌혈관 질환으로는 허혈성 뇌줄중과 출혈성 뇌졸중이 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경색이라고도 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동맥경화 등으로 막혀 혈류장애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출혈이라고 한다. 고혈압 등으로 뇌혈관에 출혈이 생기고 그 출혈에 의해 혈액공급이 차단되는 질환이다. 

인체에는 내장, 혈관 등의 기능을 주관하는 자율성 신경계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서로 협력해 인체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교감신경은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공포, 분노 같은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고 반응한다. 부교감신경은 분비와 연동운동을 촉진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저장하는 작용을 한다. 두 신경은 한 장기에서 서로 반대 작용을 한다. 교감신경은 심장박동을 촉진시키고, 부교감신경은 심장박동을 억제시킨다.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 나는 환절기 때 몸이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진다. 추위를 느끼면 뇌의 명령에 따라 혈관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 혈액으로 보내진다. 동시에 몸의 열 발산을 막기 위해 자율신경이 작용해 몸 표면의 말초혈관이 수축된다. 이 때문에 혈액 공급이 줄어든 심장은 체온을 더 높이려고 더 빠르게 운동하게 된다. 이것이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에 무리를 준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현상이 반복되면서 혈액흐름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동맥경화가 발생한다. 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게 되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철 흉부외과 전문의는 "환절기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지면 건강한 사람의 혈압 수치는 3~5㎜Hg 정도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평소보다 혈압이 13㎜Hg까지 올라간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갑자기 올라갈 경우 뇌출혈의 위험도 높아진다. 환절기에 기온이 낮아지면 교감신경계의 흥분과 전신혈관 수축 때문에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허혈성 심장질환 발병율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환절기에 뇌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추운 날씨의 새벽 운동을 피해야 한다. 또 외출할 때 따뜻하게 옷을 껴입고 나가야 한다. 평소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혈관 관련 질환을 갖고 있다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 머리 부위의 열손실이 제일 큰 만큼 모자를 착용하고, 마스크·장갑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10분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서 심장이 추위에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뇌심혈관 질환 환자는 계절의 변화에 관계없이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아침 운동을 하다 가슴 부위가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을 느끼면 곧바로 순환기내과 또는 뇌심혈관질환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박 전문의는 "추운 날씨에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의 증상이 악화됐다면 전문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혈관조영술을 비롯한 검사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술 등의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이들 치료법들은 막혀 있는 혈관을 근본적으로 뚫어주는 방법이므로 계절이나 환경에 따른 증세 악화를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도움말
박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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