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 시신 인수 여부 불투명
장례 절차·시기도 미확정

 

▲ 노르웨이 국적 입양인 얀 소르코크 씨의 여권.

속보=부모를 찾기 위해 33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노르웨이 국적 입양인 얀 소르코크(45·한국 이름 채성우) 씨의 소식이 양어머니에게 전해졌다.(본보 2017년 12월 27일자 1면 보도)

하지만 노르웨이 가족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얀 씨의 장례가 언제쯤 치러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해뉴스가 9일 노르웨이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본국의 어머니가 얀 씨의 시신을 인도할지, 장례식은 어떻게 치를지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대사관 관계자는 "장례식에 양어머니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김해중부경찰서는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이 얀 씨의 양어머니를 찾아 사망 소식을 알렸고, 지난 5일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노르웨이대사관에서 얀 씨의 양어머니와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너무 늦지 않게 연락이 닿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노르웨이대사관에서 경찰에게 얀 씨의 장례절차 등에 대한 양어머니 입장을 전한 것은 없다.

경찰은 얀 씨가 시신으로 발견된 직후 노르웨이대사관으로부터 얀 씨의 양아버지는 이미 사망했고, 양어머니는 그동안 연락이 두절돼 연락이 쉽지 않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때문에 다른 무연고 병사자들과 마찬가지로 김해시와 협의해 김해추모의공원에 얀 씨의 시신을 안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대로 노르웨이 가족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거나, 가족이 시신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무연고자 납골당에 안치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얀 씨는 지난 21일 김해의 한 원룸의 바닥에 누운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8세 때인 1980년 국내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됐지만, 2013년 친부모를 찾으러 33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그가 한국을 떠나기 전 지냈던 보육원이 김해 인근이었기 때문에 김해에 거처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얀 씨는 고국으로 돌아온 후 입양기관 등을 수소문했지만 친부모 행방을 파악할 길이 없자 술에 의존하는 시간이 늘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시신 발견 당시 원룸 바닥에는 술병들이 있었다. 한편, 부검을 끝낸 얀 씨 시신은 아직까지 김해 모 병원 냉동 안치실에 쓸쓸하게 누워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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