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둘러본 김해 어방동 분성산 일대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 현장'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사진은 인적이 끊긴 공사 현장. 안전 펜스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 휑뎅그레하다. 박정훈 객원기자 punglyu@hanmail.net

시, 비용 확보 못해 공사 2번 연기 "수백억 사업 준비없이 추진" 여론
조성현장 방치돼 흉물 전락 우려

"개장이 자꾸 연기되니까, 오가는 사람도 없고…"
 
착공한 지 2년. 공사가 한창일 터이다. 그러나 '가야역사테마크파크' 조성 현장은 이런 상식을 무색하게 했다. 현장에는 적막감이 가득했다. 그 흔한 덤프트럭 한 대 보이지 않았다. 짓다만 건축물의 속살은 흉물스러웠다. 부지 일부는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 듯 토사와 야생 잡풀들이 뒤엉켜 있었다.
 
지난달 27일 오후 3시께 김해 분성산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 현장을 찾았다. 분성산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한참 산길을 오르자 넓은 주차장 부지가 드러났다. 아래는 공사 현장이다. 현장은 휑뎅그레했다. 홍보관과 매점 등은 방치된 지 오래였다. 상품 진열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테마파크 부지와 곧바로 이어지는 주차장은 운전연습장으로 전락해 있었다. 주차 연습 중이던 박 모(36)씨는 "테마파크가 조성된다는 소문만 몇 년째 무성할 뿐, 올 때마다 사람 구경을 한 번도 못해 봤다"면서 "인적이 없고 터가 넓어서 운전연습을 위한 명소로 유명해지고 있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테마파크가 들어설 공간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건물만 화장실로 활용될 뿐, 대부분은 허리높이의 안전펜스로 접근이 막혀 있었다. 건축물 사이의 길은 방치된 채 지저분한 모습을 연출했다. 전날 내린 비 때문에 곳곳에 토사가 얼룩져 있었다. 윤곽을 잡은 건축물들도 기와지붕 등이 전부라 특별한 개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일부는 완공 상태에서 자재 창고 용도로 이용되고 있었다. 짓다만 건축물들 사이로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이 홀로 우뚝했다. 역동성을 잃은 현장은 폐허 같았다.
 
시공사인 우람건설 측에 따르면, 현재 테마파크의 공정률은 65%에 불과하다. 지난 2000년에 계획을 잡고, 2009년에 공사를 시작한 역사에 비춰봤을 때 초라한 실적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우람건설 관계자는 "예산확보 여부에 따라 공사 일정이 변경된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예산문제로 가야역사테마파크 완공 예정일을 두 번이나 연장했다. 현재 완공 목표일은 2013년이다. 시는 이를 위해 내년에 국비 20억 원, 도비 6억 원을 확보하고 여기에 시비 80억 원을 보태 공사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지만 결과는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특히 정부와 경남도가 김해시의 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의 부실한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해시의회 김형수 시의원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시가 별다른 준비 없이 성급하게 추진했다"며 "역사적 고증이 제대로 안된 탓에 가야시대를 재현한다는 애초의 취지도 무색해졌고, 드라마 '김수로'와의 연계성도 희박하다. 개장 후에도 상업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야역사테마파크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532억 원, 이 가운데 352여 억원이 시비로 충당된다. 개장 후 연간 5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가능한 일일까? 지금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현장에서 얻은 답은 을씨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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