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복귀를 준비 중인 김경희(가명·28·삼계동) 씨는 육아휴직이 끝나면 태어난 지 4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대기 기간이 길고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급한대로 집 근처 가정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로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시, 2019년 보육사업 추진계획 발표
국공립 시설, 공급 턱없이 부족
이용률 40% 달성 연차적 확대 계획

보육교사 “수 늘리지 말고 처우 개선”
인건비·장기근속 수당지원 지속 추진
육아종합지원센터 설립 장기 계획




'워킹맘'에게 국공립 어린이집 등록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정부는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그 수를 점차 늘리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김해시는 이런 엄마들의 보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9년 보육사업 추진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시는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부모가 행복한 보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내년 보육사업에 1475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엄마들의 일·가정 양립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보육서비스 지원 확대는 물론 보육교사의 처우개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해 어린이집 607곳 중 국공립 23곳
국공립 어린이집은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설이다.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점과 보육에 관한 필요경비가 민간어린이집보다 적어 학부모의 선호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지역 어린이집 수는 총 607곳으로 이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23개소, 직장 어린이집은 1개소에 불과하다. 김해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은 전체 어린이집 가운데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해 전체 아동(만0~5세) 3만 5000여 명의 48%인 1만 6000여 명이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고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보육 교직원은 4000여 명에 이른다.
 
삼계동의 한 워킹맘 이 모(38) 씨는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대기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민간에 맡기는 부모들이 주변에 많다. 직장 어린이집은 그저 꿈같은 장소다. 엄마들의 입소문에 의지해 어린이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김해시 아동보육과 보육관리팀 관계자는 "김해 국공립 어린이집이 수요에 비해 공급은 모자란 수준이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연차적으로 총 82곳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주택 내 의무 어린이집,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해 신축에 드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하고 민·관이 함께 상생하는 보육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부터
보육시설 관계자들은 단순히 시설확대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수를 늘린다면 시설 간 과도한 경쟁으로 '보여주기식 운영'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로 인한 교사들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갈 수 있다며 보육교사들의 근로 처우를 개선하는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어방동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보육교사 김 모(27) 씨는 근무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역 어린이집 수는 많은 편인데도 학부모들은 '보낼 곳이 없다'고 말한다. 원장과 보육교사 자질을 판단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소리다. 어린이집을 늘리는 대신 보육교사의 적정 근로시간 보장 및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한다면 자연스럽게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방동의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은 "수시로 이유식을 먹여야 하는 영·유아를 관리하려면 그만큼 인력도 늘어나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면 베이비시터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는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의 인건비, 수당 지원에 262억 원을 편성해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도 지속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처음 시행한 '담임교사 장기근속수당' 지원을 지속 추진하고 당초보다 100명 추가 지원해 276명까지 확대 지원한다. 보조교사 채용지원도 내년에 더욱 확대함으로써 보육교직원의 처우 개선은 물론 지역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어떤 보육사업 추진되나
김해시는 내년부터 어린이집 이용 아동들이 원활하게 보육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984억 원을 편성해 영유아 보육료, 누리과정 보육료, 어린이집 부모부담 보육료, 시간제보육, 운영비(교재교구비, 차량운영비 등)를 지원한다.
 
맞춤형 보육서비스에 189억 원을 편성해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 대한 가정양육수당 지급, 부모의 긴급한 상황 발생 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시간제·시간연장형 어린이집 운영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영아 건강관리를 위한 어린이집 방문간호 서비스사업을 올해 50곳에서 80곳으로 확대하는 등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 또 보육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을 위해 공공형어린이집과 열린어린이집을 선정, 지원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한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어린이집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육아에 대한 종합 정보를 제공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부모와 교직원이 행복하게 양육할 수 있는 보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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