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봉황동 유적보호구역 주민대책위원회 김영보 위원장이 가야왕궁터 복원으로 매입 예정인 봉황동에 걸린 대책 마련 현수막을 살펴보고 있다. 조나리 기자

 
봉황동 36세대 주민 대책위 구성
시 "이주 택지 현실적으로 불가능"



속보=김해시가 가야왕궁터 복원을 위해 봉황동 일대 주택 부지를 매입하려하자(김해뉴스 2018년 10월 9일 자 2면 보도 등) 해당지역 주민들이 대책위를 발족하고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와 이주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야왕궁터 복원으로 매입되는 회현동 12통 전체, 15통, 16통 일부 등 총 44필지 중 36세대 주민들은 지난달 말 '김해 봉황동 유적보호구역 주민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대책위는 가야사 복원사업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김해시가 주민들의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토지보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김해시는 예정대로 지난달 토지보상 감정평가업체를 선정해 매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대책위와 일부 주민들은 '선 대화, 후 보상'을 주장하며 감정평가를 거부하고 있다.

대책위는 1월말 김해시장 시정설명회에서 주민 의견 수렴 방안 등을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시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반발의 표시로, 부지 매입 주택 대문 등에 주민이 직접 쓴 시 '이 한 줌의 땅'과 봉황동 주민이 바라는 가아샤 복원의 철학 등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대책위 양영술 간사는 "김해시가 제대로 된 가야사복원 계획을 알린 적이 없었다. 금전적인 문제보다 대화가 먼저인데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정서는 고려하지 않고 행정 절차만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를 위해 이주 대책을 수립, 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는데 김해시는 이주 대책 없이 편의에 따라 토지보상만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 김영보 위원장은 "저평가된 지역에서 저평가된 보상가로는 사실상 다른 곳에서 살아가기가 어려운 실정인데 시는 행정상 편의만 신경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가야사복원과 관계자는 "이주택지를 조성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주정착금(보상금)을 지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주민들의 편익을 보장할 수 있게 대화를 통해 원활한 협의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이현동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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