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내년부터 주파수인식(RFID) 방식을 사용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제도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한 달 동안 공동주택(아파트) 30개 단지에서 RFID 방식을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모든 공동주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해 공동주택 1만9500여 가구 대상
31억여 원 들여 주파수인식 303대 설치
칩 방식 처리기 도입 1년만에 퇴물신세


12월부터 RFID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이 시범실시되는 공동주택은 내외동의 뜨란채 아파트 1천349가구 등 총 1만 9천575가구다. 시범실시 단지에는 70가구마다 1대씩 모두 303대의 처리 기계가 설치됐다. RFID 음식물 쓰레기 처리제도에 투입되는 예산은 31억 3천300만 원이다. 국비로 예산 30%를 확보했고 도비는 20%를 요청한 상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김해시가 부담할 예산은 15억 6천만 원이 된다.
 

▲ 김해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RFID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해시는 1단계 시범사업을 위해 지난 4월 대상 공동주택 단지를 선정했고, 9~10월 전기 및 통신공사를 벌였다. RFID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계는 10월 1일~11월 30일 설치를 끝냈다. 새 제도를 홍보하기 위해 각 공동주택 단지마다 안내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 전단지를 가구마다 1부씩 배포했다. 아파트 각 동의 승강기와 게시판에도 공고문을 붙여 새 제도 도입을 알렸다. 지난달 22일부터는 각 공동주택에서 순회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5일에는 김해시청 본관 소회의실에서 공동주택 단지별로 담당자 교육을 실시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앞으로 RFID 방식이 전면 시행되면 2011년보다 쓰레기 배출량이 25% 줄어들 전망이라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주민과 김해시가 각각 4대 6으로 분담하므로 배출량이 25% 줄어들면 시는 처리예산 11억 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소나무 22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반면 김해시가 칩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제도를 도입한 지 불과 1년 만에 새 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견해도 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윤수경 경남지부장은 "RFID 방식을 먼저 도입한 수도권 기초자치단체들은 각종 부작용 탓에 전면시행을 미루고 있다. 김해시가 칩 방식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새 제도를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처리 기계는 대당 가격이 200만 원 정도 되지만 고장이 잦다. 또 쓰레기를 모으는 과정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 주민들이 처리요금을 덜 내려고 음식물을 변기나 싱크대에 버리는 현상이 다른 지자체에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3년 전부터 RFID 방식을 추진해 왔다. 칩 방식은 과도기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처리 기계는 최소 5년간 사용할 수 있고, 내부에 악취 제거 장치가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기계 교체비용에 대해서는 "(주민, 김해시, 업체 중 누가 부담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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