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공동주택에 한해 'RFID(주파수 인식)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키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성과를 봐서 내년부터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개인주택이나 연립주택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음식물 쓰레기 칩을 구입하기 힘든 읍·면 지역의 불편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단지별 수수료 방식 형평성 논란
RFID는 종량제 취지에도 적합해 추진
시범실시 만족도 크면 전면 확대 실시
칩방식 개인·연립과 읍·면은 불편 예상

 
■ RFID 왜 실시하나
김해시는 공동주택의 경우 단지별로 음식물 쓰레기 수거량을 측정하고 세대별로 나눠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을 이용해 왔다. 이 방식에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마다 가구별 수수료를 나누는 기준이 달랐다. 어떤 아파트에서는 거주자 수로 수수료를 나눴고, 다른 곳에서는 거주 면적이나 수도 사용량을 기준으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수거비용에 대한 형평성 문제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일기도 했다. 또 일부 비양심적인 아파트 주변 상가의 가게 주인들과 개인주택 거주자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아파트 공동수거용기에 몰래 버리는 일이 발생, 아파트 입주자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기가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 양에 따라 수거비용을 내는 RFID 방식을 김해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았다. 환경부도 RFID방식 종량제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 한 아파트 주민이 김해시 관계자 등으로부터 RFID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계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해시는 RFID 방식이 기존 칩 방식보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취지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RFID는 주파수(전파)를 이용한 확인장치 때문에 '전자태그'라 불리기도 한다. 바코드가 빛을 이용해 정보를 인식하는 반면 RFID는 주파수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각 가정은 RFID 카드를 갖고 있다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계량 기계에 카드를 갖다 대면 된다. 그러면 기계의 뚜껑이 열리고,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가 측정돼 처리요금이 결정된다. RFID 카드는 카드형과 열쇠고리형이 있어 휴대하기에 편하다.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으면 카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RFID 방식은 나중에 버린 양만큼 처리요금이 관리비에 합산돼 나오므로 기존 칩이나 봉투 방식보다 편리하다. 배출내역은 한국환경공단 U-도시 생활폐기물 통합관리서비스 홈페이지(www.citywast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어떻게 운영하나
김해시는 외동 주공아파트, 내동 대동한마음타운 등 김해지역 30개 아파트단지(1만 9천575가구)에 총 303대의 RFID 음식물 쓰레기 계량 기계를 설치해 12월 1일부터 한 달간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김해시 박병조 청소과장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30개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만족도를 살펴 본 후 RFID방식 종량제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만족도가 높을 경우 이르면 내년 말까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11만 가구에 RFID방식 종량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시는 내년 3월부터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RFID 방식 종량제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신청하는 아파트에 먼저 RFID 방식용 음식물 쓰레기 수거용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해시는 이르면 내년까지 공동주택 거주세대(약 11만 세대)를 대상으로 RFID방식 종량제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병조 과장은 "RFID 방식으로 할 경우 전자카드만 있으면 특별한 조작 없이도 계량 기계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 현장설명회에서 어르신들도 RFID 방식 음식물 쓰레기 계량 기계를 편리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 개인·연립주택은 제외
개인·연립주택의 경우 '납부 칩 수거' 방식이 유지된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칩을 구입해 가구별로 보급된 개별 음식물 수거용기에 부착해 배출하는 방식이다. 개별용 음식물 쓰레기 수거용기에 용기 용량과 일치하는 납부 칩을 사서 부착해 집 앞에 내놓으면 청소업체가 수거해 간다. 배출량에 따라 3ℓ(120원), 5ℓ(200원), 10ℓ(400원), 20ℓ(800원), 40ℓ(1천600원), 120ℓ(4천800원) 등 모두 6종류의 전용수거 용기와 납부 칩이 있다.
 
▲ 납부 칩 방식 음식물 쓰레기 수거통
읍·면 지역의 경우 납부 칩 구입처가 많지 않아 주민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주로 모여 사는 농촌마을의 경우 시내로 나가야 납부 칩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음식물 종량제를 지키는 주민들이 드문 상황이다.
 
대동면 감내마을 박주현 이장은 "어르신들은 비용 부담보다는 납부 칩 구입의 어려움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논·밭에 묻거나 가축의 먹이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마을에서는 이장들이 납부 칩을 마을 주민들 대신 구매해주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공동으로 수거한 후 마을에서 함께 납부 칩을 구입해 배출하는 경우도 있다. 김해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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