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호스피스 동아리 '마지막 잎새'가 지난 18일 해반천 정화작업을 마친 뒤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오 헨리 소설서 이름 유래
7년전 인제대생 중심 출발
노인 환자 돌보면서 '보람'

봄이라기에는 아직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지난 18일. 인제대학교 호스피스 동아리 '마지막 잎새'가 해반천 살리기에 나섰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손에는 커다란 쓰레기봉투가 들려 있었다. 하천 곳곳에 널려 있는 담배꽁초, 과자봉지 등 쓰레기를 줍는 학생들 가운데 누구 하나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다. 한 쪽에서는 쑥 캐기에도 한창이었다. 이들이 캔 쑥은 떡으로 만들어져 김해지역 요양원과 경로원 등에 배달될 예정이었다.
 
보건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송창원(24) 동아리 회장은 "태어나서 쑥을 처음 캐본다"며 "우리가 캔 쑥으로 떡을 만들어 할머니들에게 갖다드린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 수만 50여 명.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사회체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서창섭(25) 학생은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호스피스 동아리 '마지막 잎새'에게는 이 날 행사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매달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김해한솔병원, 부산우리요양 등을 찾아 환자들에게 목욕을 시켜주거나 식사를 도와준다.
 
치매 병동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는 작은 공연도 마련한다. 남동우(24) 학생은 "우리로 인해 행복해 하시는 노인들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두 달에 한 번씩 김해시 상동면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시설인 '우리들의 집'도 방문한다.
 
이 동아리의 역사는 7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김해 호스피스 센터가 김해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인제대학교 신어관으로 이전하면서 동아리가 탄생했다. 동아리 이름은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따왔다. 마지막 순간을 앞둔 환자와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여생을 잘 마무리 하도록 하는 호스피스의 의미와 소설의 내용이 맞닿아서다. 인제대 보건복지학과 조현 교수는 "대학생 및 일반인들에게 지속적으로 호스피스를 교육하고 홍보함으로써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동아리를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잎새'는 인제대 동아리 가운데 규모도 가장 크다. 회원 수만 140명에 달한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도 생소한 '호스피스'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조 교수의 역할이 컸다. 국내 1호 호스피스 박사인 조 교수는 직접 학생들에게 동아리를 홍보할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애정이 크다. 송창원 회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 시간 등 교수님을 통해 호스피스를 접하고 관심을 가져 동아리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 뿐 아니라 호스피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동아리 회원들 가운데 특히 호스피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UA TRACK'이라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말기환자 돌봄 캐리어 개발 및 봉사활동을 목표로 더 심화적인 교육을 받는다. 또 인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스피스를 홍보하거나 연극 공연, 음악회 등도 개최한다.
 
송창원 회장은 "학교를 졸업하고도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스피스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동아리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매달 실시되는 교육, 봉사활동에도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문의 송창원 회장 010-8456-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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