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김해시는 시조(市鳥)변경을 위한 주민기초의식조사를 시작했지만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민원해결을 위한 단순한 접근에 머물어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해시가 지역 구성원의 행동 양식과 이념을 통일시키는 강력한 '상징물'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문화와 가치관에 근거하여 지역 구성원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박선재 연구원은 "지자체가 시민들이 공감하기 쉬운 지역 토종 동·식물을 '상징종'으로 지정할 경우, 캐릭터 상품이나 생태관광상품 등 경제적 창출효과가 발생한다"며 "함평의 '나비축제'나 제주 '감귤초콜릿'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잘 만든 '상징물' 하나는 결국 도시를 살린다. 해당 지역만의 특성이 반영된 '상징물'은 대외적으로 도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경제상품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다.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란 도시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연간 4천400여억 원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지역주민 3천 여 명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매년 600만 명이 넘는 유료 관람객을 맞고 있으며 미국 뉴욕의 슬로건 'I♡NY'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패션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도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다. 충남 아산시는 지난달 17일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수리부엉이'이를 시조(市鳥)로 선정하고, 상징물 캐릭터를 '이순신 장군'으로 변경했다. 서울시 영등포구는 포구 도시였던 역사를 살려 옛 포구의 상징성을 가미한 '바람의 길'이라는 조형물을 제작하고, 철원군 쉬리마을은 초대형 쉬리 조형물을 제작해 지역의 청정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위의 사례를 바탕으로 김해의 상징물들이 단순한 디자인 조형물의 범주에서 벗어나 김해를 대표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인제대학교 이영식 교수(역사고고학과)는 차별화되는 김해만의 특성으로 '가야문화'에 주목한다. 그는 "김해지역은 가야문화의 발상지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올바른 가야역사를 토대로 한 상징물을 만들 때 비로소 시민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은 물론 대외적으로 김해를 대표한다는 본래의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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