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호란·양요… 국운을 건 전쟁들

 

조선전쟁실록

박영규 지음 / 김영사
368쪽 / 1만 3000원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얼마 후 조선 임금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의주로까지 몽진(蒙塵)한 것은 후대에 두고두고 비판받은 행동이었다. 명(明)에 원군을 요청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에 일면 수긍하면서도 백성과 도읍을 버리고 줄행랑을 친 이 일로 선조는 손꼽히는 '비호감 임금'이 됐다.

이 책의 저자는 선조의 당시 처신을 옹호한다. 만약 그가 한양을 버리고 달아나지 않았다면 최신 무기로 무장하고 100년의 전란으로 단련된 16만 대군에 포위되어 일찌감치 패배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500년 일찍 일본의 지배 아래 놓이는 결과를 빚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조선의 길을 바꾸고 명운을 가른 전쟁을 탐구한다. 조선이 초기 왜구, 여진을 토벌한 것에서부터 각각 두 차례 발생한 왜란(倭亂)과 호란(胡亂), 양요(洋擾) 등의 전후 과정을 살핀다. 역사의 경험으로부터 저자는 "나보다 훨씬 강한 상대가 머리를 숙이고 상국으로 섬길 것을 요구한다면 머리를 숙이는 것이 옳고, 영토를 빼앗고 백성을 차지하려고 한다면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사토 겐타로 지음 /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 251쪽 / 1만 6000원


만약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강희제의 주치의 손에 '예수회의 가루' 퀴닌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희제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흔 살에 떠난 원정길에서 말라리아에 걸렸던 강희제. 그는 운 좋게도 예수회 선교사가 진상한 퀴닌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퀴닌은 왜 '예수회의 가루'라는 이름으로 불렸을까? 대항해 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포교를 떠난 선교사들에 의해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대륙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 세계로 전파된 퀴닌은 영국 왕 찰스 2세, 청나라 황제 강희제 등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은 이처럼 많은 국가와 사회를 치명적 위기에 빠뜨렸던 10가지 질병과 결정적 고비마다 인류를 무서운 질병의 위협에서 구한 10가지 약에 관한 흥미진진하고도 유익한 이야기로 빼곡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라고들 말하지만, 책은 '그때 만약 이랬더라면'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10가지 약의 역사가 좀 더 흥미진진하고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코미디언 전성시대

박선영 지음
소명출판
618쪽 / 4만 5000원


한국 코미디영화의 역사와 정치 미학을 사회 통합의 신화 혹은 전복을 꿈꾸는 불온한 욕망의 실체로서 탐구한 연구서. 한국 코미디 문화사의 주요 인물들인 구봉서, 서영춘, 백금녀, 양석천, 양훈 등을 호명하여 코미디 검열의 문제 등 대중문화 격변기에 시대의 흐름을 이끌었던 트렌드를 깊이있게 분석한다.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이충렬 지음
산처럼
336쪽 / 1만 5800원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삶과 문학을 그린 전기. 치밀한 자료 조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한국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저자가 우리나라 아동문학에 큰 자취를 남긴 권정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생전 인터뷰, 편지, 수기, 수필 등 원자료와 지인들이 남긴 그에 대한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블랙 어스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616쪽 / 2만 8000원


히틀러는 왜 전쟁을 일으켰을까? 패색이 짙어가는 와중에도 왜 유대인 몰살에 골몰했을까? 저자는 히틀러는 유대인을 없애는 것이 지구의 생태학적 균형을 복원하고 독일인을 다시 풍요롭게 만드는 길로 보았다고 해석한다. 이 세계관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유럽을 대상으로 한 2차 세계대전이라는 것이다.
 


 

피터 래빗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720쪽 / 2만 2000원


문학 캐릭터로서는 세계 최초로 상표 등록된 피터 래빗 이야기들을 한 권의 전집 안에 실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고지식한 도덕관념과 숨 막히는 신분제도 속에서 저자는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섬세하게 포착함으로써 산업혁명의 모순과 자연 훼손에 대한 고발과 저항을 동화 같은 이야기들로 들려준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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