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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일꾼들의 나침반나침반
  • 수정 2018.06.29 11:51
  • 게재 2018.06.27 10:06
  • 호수 379
  • 19면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report@gimhaenws.co.kr)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

작년 문재인정부 대국민보고대회 직후로 기억한다. '선거 때나 행사되는 한 표로는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촛불혁명을 통해 더 분명해졌으므로 국정 운영에 국민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야당과 보수언론 일각에서 의회주의의 부정이니 대의제 헌법정신에 어긋나느니 하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 얼토당토않은 성토를 지방선거를 막 끝낸 현 시점에 새삼 주목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의 본질'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대의민주제'와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착각이 비단 몇몇 몰상식한 정치인들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비록 물리적 제약 때문에 직접민주제 대신 간접민주제를 차선책으로 채택하고 있을지라도, 한 국가가 '민주공화국'을 정체로 삼는 이상 그 어떤 경우에도 침해되지 않고 수호되어야 할 최상의 헌법적 가치는 바로 '주권재민'의 원칙이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들이 이 원칙을 선거 때나 표 수확을 위해 잠시 활용하는 관용어 정도로 여길 뿐 진정 마음으로 새기고 있는 것 같지 않으며, 심지어 모르는 척 내팽개치기도 한다. 그러니 일단 당선만 되면 자신의 '위치나 본분'을 잊고서 언제 유권자를 향해 땅에 닿을 듯 고개 숙였나 싶게 태도를 바꿔 주인처럼 행세하거나 마치 정치를 정치인들의 전유물이나 특권인양 여겨 불통의 벽을 치기도 하는 것이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김해시의회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 개정안과 '지방분권'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보류와 수정을 거쳐 어렵사리 통과됐는데, 그 내용과 과정을 지켜본 답답함이 크다. '참여민주주의' 활성화에 대한 몰이해는 물론 지방분권이 '시민 주도적' 관점은 배제한 채 지자체장 권력 강화로 오인될 수 있는 여지도 보여 우려되는데, 문제는 '시민대표들에게 시민주권을 중심에 놓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의원이든 지자체장이든 '시민 권한을 위임받은 우리가 곧 시민'이라는 잘못된 발상이 지배적이어서, 그 권한을 시민에게 더 크게 되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본인이 대신 누리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새로운 출발선에 선 당선자들은 본인의 나침반이 '주권재민'이라는 정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수시로 위치 점검을 함으로써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혹시라도 개인적 명리나 출세, 공천권자나 정당을 가리키는 불량 나침반을 지닌 분은 없길 바라는데, 그 걸어가는 방향을 보고 유권자들은 진짜와 가짜를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시민권'이라는 목표만 잘 잡으면, 모든 레이더망이 그것을 중심으로 작동할 것이므로 '본분과 할 일'은 저절로 명확해지기 마련이다. 시민대표는 '시민'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하는 자'다. 일꾼 뽑았다고 주인 노릇 그만두는 주인 봤던가? 투표 한 번에 모든 권한이 위임된다는 건 어불성설이며, 일꾼은 뒤치다꺼리하는 그림자일 뿐 빛나야 하는 건 주인이다. 시민의 권한과 영향력을 키우고 권력이 골고루 배분되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일, 일상적 삶이 곧 정치행위가 되는 생활 속 민주주의를 통해 시민 주도의 건강한 정치공동체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일, 공동선을 위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일 등, '직접민주주의'를 최대한 구현하려는 이러한 노력들은 '대의민주제'가 민주제인 한 똑같이 지향하는 정신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끝으로, 등 떠밀며 부탁해도 고사할 그 무거운 짐을 자청해서 지신 지역일꾼님들께 격려와 더불어 행운을 빌어드린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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