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월 17일. 진도 7에 해당하는 이른바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일본 고베 일대를 덮치면서 643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소된 가옥만 11만 채에 달할 만큼 피해 규모가 엄청났던 대지진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깊은 상흔을 남겼다.

'진도 7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는 지진 당일 숨진 5036명의 사체검안서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이들의 죽음을 파헤친다.

고베시 소방국 자료를 비롯해 히가시나다구 소방서 구조활동 전체 기록 등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묻힌 자료를 발굴한 책엔 흥미로운 분석이 많다.

지진 당시 압사보다 질식사가 월등히 많았던 점, 건장한 20대의 젊은 층이 질식사로 목숨을 대거 잃은 점, 지진 발생 당시 정전됐다 전기가 복구되면서 전기제품에 불이 나는 이른바 '통전(通電)' 화재의 위험성, 교통 정체에 따른 인명구조 지연 등을 지진 발생 이후 시간대별로 나눠 촘촘하게 보여준다.

지진이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지금, '숨진 사람들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목숨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면 한다'는 저자들의 맺음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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