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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싸지만 위험 부담 큰 ‘지주택’… 사업 진행 꼭 확인을
  • 수정 2018.12.25 15:41
  • 게재 2018.12.11 15:46
  • 호수 401
  • 3면
  • 배미진· 조나리 기자(bmj@gimhaenews.co.kr)
▲ 지난해 6월 김해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고 있는 율하이엘 지역주택조합 부지. 배미진 기자


한동안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 열풍이 김해를 뜨겁게 달궜다.
 
심각한 전세난 등 불안정한 경제 여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시민들의 관심을 얻기에 충분했다.
 
불과 2년 전 김해지역에 20곳이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붐이 일었지만 부실한 운영, 무분별한 조합원 모집 등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최근 경남 최대 규모인 김해 율하이엘주택조합 대행사 대표와 분양사 대표가 배임혐의로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조합의 비리, 허위·과대광고로 인해 불신과 사업 무산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현재 상황을 되짚어본다.



조합 탈퇴 어렵고 해약 땐 손해
시공사 등 건축계획도 고려해야

임원 비리 의혹에 사업 지연
김해 일부 주택조합 말썽 잇따라

부동산 침체로 조합원 모집 난항
추가분담금 요구에 1인시위도


 

■사업 지체땐 부담은 고스란히 내 몫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무주택자거나 주거전용면적이 85㎡ 이하인 집을 1채 소유한 세대주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조합을 결성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토지 확보에 따른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사업은 대체로 토지물색 후 주택조합추진위 구성 → 주택조합창립총회 → 주택조합설립인가 → 추가 조합원모집 → 등록사업자와 협약체결 → 사업계획승인 → 등록사업자와 공사계약 → 착공신고 → 사용검사 및 입주 → 청산 및 주택조합 해산 순으로 시행된다.
 
만일 사업이 지체될 시엔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한 번 가입하면 탈퇴가 어렵고 해약 시 재산상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가입 전 시청 공동주택과에서 사업추진 단계를 반드시 확인한 후 진행해야 한다.
 
김해시에 따르면 12월 현재 지역에서 추진 중이거나 사업이 완료된 지역주택조합은 총 18개다. 이중 입주를 완료한 곳은 2곳, 사업 승인이 완료돼 공사 중인 곳은 10곳,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한 곳은 6곳이다. 전체 세대수만 1만 5090가구에 이르며 조합원 수는 1만 240명이다.
 

▲ 율하이엘 주택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리·횡령 의혹에 조합원 '전전긍긍'
일부 지역주택조합은 더딘 사업 진행으로 조합 내부갈등이 격화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건설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땅값이나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 되기 때문에 사업이 조금이라도 지체된다면 조합원들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도내 최대 규모인 율하이엘 지역주택조합은 2016년 4월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조합 임원들의 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2년 넘게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
 
율하이엘 지역주택조합은 신문동 699-1 일원에 아파트 3764가구, 오피스텔 634가구 등을 짓기 위해 지난 2015년 2월에 구성됐다. 지난해 6월 김해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사업비 집행에 의문을 품은 일부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조합 임원과 업무 대행사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5일 조합 사업비 280여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대표 A(53) 씨와 분양사 대표 B(49) 씨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조합원은 "내 집 장만의 꿈을 안고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아파트 계약을 했다. 긴 시간 시공사 선정도 지지부진 했다. 사업 지체로 인한 추가 분담금이 우려된다. 빨리 시공사가 선정돼 사업이 정상화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해 구도심에 약 1000세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지역주택조합도 설립이 늦어지면서 지주와 조합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약 3년 전 주택조합홍보관을 열고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한 A주택조합 역시 '거북이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창립총회를 연 이 주택조합은 지난해 3월 조합설립인가를 접수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1년 반 정도 연기된 지난 7월에야 설립 인가를 받았다. 아직 사업계획 승인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다.
 
주택조합은 조합설립을 위한 조합원 50% 이상, 건설 대지 80% 이상 토지사용 승낙서를 확보했지만 해당 토지 매입이 늦어지면서 지주들의 불만이 높다. A주택조합에 3억 원 상당에 토지를 판매하기로 한 B 씨는 "3년 전에 매매를 약속하고 계약서까지 썼다. 하지만 시간만 미룰 뿐 실제로 매매를 하지는 않고 있다. 주변에 이런 주민이 한둘이 아니지만 주로 노인들이 많아 큰 소리 없이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2012년 설립 인가를 받아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한 동상동지역주택조합도 사업 완료 후 추가분담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주민들은 약속된 분양가 외에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1차 추가분담금을 냈는데 조합과 업무대행사, 시공사 측이 입주 조합원들을 상대로 추가분담금을 재요구한 것이다.
 
내년 8월 완공 예정인 삼계지역의 B 주택조합은 조합 측에서 세대당 최대 5100만 원의 추가분담금을 요구하고 있어 조합원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토지소유권 확보 문제나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향후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요인이 산재해있다. 초기 조합원 분담금이 시세와 비교해 낮을 경우 사업계획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조합규약이나 분담금 및 업무추진비 반환조건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12년 설립 인가를 받아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한 동상동지역주택조합.

■부동산 침체로 조합원 모집 어려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부 조합이 조합원 모집과정에서 동·호수 지정과 대형 시공사 선정이 결정된 것처럼 내세우고 있지만 설립인가 단계에서 제시하는 건축계획은 미정인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사업이 중단될 경우 모든 책임도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시 공동주택과 담당자는 "주택조합의 경우 조합원들의 분담금으로 사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계획대로 토입 매매, 설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2년에 인가를 받고 지금도 공사 중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희공인중개사사무소 이두희 소장은 "주택조합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 장만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로 아파트 값이 하락한 데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조합원 모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사 중인 주택조합 외에는 무산 가능성도 높다. 또한 사업기간이 늘어나면서 대출 이자 부담으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당분간은 새로운 주택조합 모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해뉴스 배미진·조나리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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