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화포천을 찾아온 독수리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올해 화포천에는 독수리 424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화포천습지생태관

김해 화포천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독수리의 주요 월동지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독수리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방문객도 증가해 화포천 생태관광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포천습지생태관에 따르면 올해 화포천에 방문한 독수리는 424마리다. 대부분 1~6살의 어린 개체들이다. 2012년에는 독수리 개체 수가 20여 마리에 불과했지만 먹이주기를 시작하면서 매년 방문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먹이공급에 424마리 찾아와
매년 1000명 생태관광 즐겨
내달 1일 독수리 심포지엄



화포천습지생태관을 위탁 운영 중인 '자연과 사람들'의 곽승국 대표는 "2009년에 굶어 죽은 독수리 9마리가 발견됐고 이듬해에 탈진한 독수리들이 계속 관찰됐다. 해결책은 먹이주기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지역 마트와 축산업체를 찾아가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 부산물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폐기 처리된 고기를 받아 화포천에서 '독수리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13년 김해시도 지원에 나섰다. 첫해에는 예산 200만 원을 지원하며 독수리 먹이주기에 힘을 보탰다. 2016년부터는 전액(4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400여 마리의 독수리들은 화포천에서 평균 6개월을 보낸다. 화포천습지생태관은 독수리 월동시기가 되면 매주 수·토요일에 '독수리 먹이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생고기 200㎏을 직접 먹이터로 옮기는 체험이다.
 
곽 대표는 "독수리 먹이주기 체험이 워낙 인기가 많아 방학 땐 항상 예약이 가득 찬다. 매년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화포천에 방문해 독수리를 보러 온다. 겨울철에 방문하는 사람이 많으니 지역의 중요한 생태관광자원이 됐다"고 말했다.
 
독수리는 전세계에 2만 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이다. 야생동물인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것에 비판적인 시선이 존재하지만 김해시와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독수리의 생존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곽 대표는 "바다를 비행하지 못하는 독수리가 김해까지 내려온 것은 먹이가 없기 때문이다. 야생성 훼손을 문제 삼아 먹이지급을 중단하면 김해에서 많은 개체가 아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화포천습지생태관은 오는 3월 1일 오전 11시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과 함께 '한반도 독수리와 맹금류 보호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전 세계 독수리의 10%가 월동하는 한반도의 지리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독수리 구조·관리 방법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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