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상의 미래'로 그려본 민선 7기 이런 100만 대도시에서 살고 싶나요?

서기 2020년 6월, 민선 7기 김해시장에 취임한 '시민불통당' 나대로 시장. '김해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2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만한 일을 한 건 없다.
 

▲ 그래픽 = 김정은 kimjjung@gimhaenews.co.kr
나 시장은 지역신문을 펼쳐들었다. 자신을 '조지는(비판하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나 시장은 공보담당관을 불러 어떤 식으로든 '돈줄'을 조이라고 지시한다. 어떤 시민단체가 자신과 시정을 비판하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 고사시켜 버린 터다.
 
오전 9시께 나 시장은 업무 보고를 설렁설렁 받는다. 나 시장은 시책을 추진할 때 여론, 담당자의 의견보다는 점괘를 더 믿는다. 이러다 보니 시장 곁엔 교수나 전문가가 아니라 역술인과 무속인이 서 있다. 비서실장도 전직 무속인이다.
 
오늘은 지원해 시의회 의장을 만나는 날이다. '여론무시당' 소속 지 의장과는 여러모로 궁합이 잘 맞다. 시정질의나 5분 발언에서 시장한테 문제가 될만한 발언을 하겠다 싶으면 해당 시의원들은 아예 출입을 금지시킨다. 차기 시장을 노리는 지 의장,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시장 가방 모찌'라는 것이다.
 
지 의장은 나 시장 앞에서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산~김해경전철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문제를 끄집어냈다. 시장 왈 "예산 2조 원 시대를 맞았으니, 이번 기회에 MRG를 대폭 탕감합시다. 사회복지·학교급식 예산을 줄이면 몇 천억 원쯤이야 쉽게 만들 수 있지. 돈이 남으면 진영~생림~장유를 오가는 경전철 2호선을 만들자고. 적자? 시민들이 뭐라고 하겠어? 요금도 5천 원쯤으로 올리자고." 지 의장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괜찮겠느냐고 묻자 나 시장은 말했다. "가야문화축제 때 '아줌마 시대' 같은 최고급 '딴따라'를 불러 적당히 위로하고, 중국 가라다유통, 일본 도란스전기를 유치했다고 자랑하면 시민들은 다 이해해 줄 거야! 시민들? 잊어먹고 뭐 그런 게 시민들이잖아."
 
그때, 이불안 김해경찰서장과 고탈루 김해세무서장이 시장실을 찾아왔다. 시장과 이들은 매주 골프클럽에서 어울리는 멤버다. 세무서장은 "조카가 이번에 시 산하 공기업에 지원했는데, 시장님이 힘 좀 써주시죠"라고 읍소했다. 나 시장은 화를 벌컥 내며 "아, 날 뭘로 보는 거요. 겨우 시 산하 기업이라니. 당장 비서로 특채하지요. 제 별명이 뭡니까. '정실' '비상식'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경찰서장은 "언론이 지적한 토호세력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이 분들이야말로 김해를 대표하는 위인이란 생각이 들어 정부에 훈·포장 수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 순간, 반교육 김해교육지원청장이 시장실에 들어섰다. 교육장은 "김해지역의 인재들을 김해에서 키우려면 돈도 많이 들고 해서 모두 서울로 보냈습니다. 앞으로  영재들은 다 서울로 보낼 겁니다. 그리고 시장님. 김수로, 가야, 이런 거 너무 식상하지 않습니까? 이젠 스티브 잡스 이런 게 대세입니더. 케케묵은 가야문화는 이제 좀 버립시다"라고 말했다.
 
갑자기 비서실장이 큰소리를 냈다. "시장님, 국회의원님들 오십니다." 하세월·제예산 두 국회의원이 나타나자 시장과 지역 기관장들이 일제히 허리를 꺾었다. 두 의원은 방금 '수도권지원특별법'과 '지방재정축소법' '공무원 비리·비위양해법' '대형마트 지원법'에 서명하고 귀향한 참이었다. 두 의원은 기관장들 앞에서 정색을 하고 말했다. "오면서 들으니 대형마트가 10개밖에 안되던데, 인구 100만의 김해에는 부족한 게 아닌가? 그리고 대형병원이나 레저시설은 왜 유치하려고 해요? 가까운 부산에 가든지, KTX타고 서울 가면 되잖아. 그런 땅 있으면 공장이나 지으라고 해요. 참, 총선이 언제지?"
 
이들은 정답게 담소를 나누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시 청사를 나섰다. 일당을 받고 시청 입구에서 대기하던 관변 시민사회단체 회원 1천여 명이 '시장님 만세, 국회의원님들 만세'라고 외쳤다. 

※ <김해뉴스>가 실시한 '김해가 망하는 법'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상의 미래 김해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대로만 된다면 정말 김해는 망하고야 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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