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서점 폐업 시민들 반응

청소년 때 추억의 정 쌓은 '서점 아저씨'
책 살 돈 없어도 마음껏 읽을 수 있던 곳
명절 때마다 들러서 옛 기억 더듬던 공간
모두에게 소중한 '인연'의 단절에 아쉬움


"동아서점이 문을 닫는다구요? 정말 한 시대가 저무는군요."
 
동아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한 김해시민들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동아서점의 폐업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이들 중에 김해고 4기 졸업생들이 있다. 곽창환, 정길상, 김이권, 김대승, 조영환 등 김해고 출신과 이들과 같은 계모임 회원인 하영성 씨다. 이들은 동아서점 안주인의 동생과 친분이 있는 인연으로 동아서점을 자주 드나들었다. 동아서점은 그들의 청소년 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였다. 동아서점이 이사를 할 때마다 손수레로 책을 날라다주기도 했다. 동아서점 신상선 사장은 그들에게 '서점 아저씨'였다. 신 사장은 김해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남몰래 장학금이나 참고서를 지원해준 고마운 분이었다. 그들의 친구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좋은 말도 들려주던 정신적 멘토같은 분이었다.
 
이들은 "동아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슴 한 쪽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라며 "서점이 마지막 문을 닫는 날에도 가서 일을 돕고, 마지막으로 서점 아저씨와 소주라도 한 잔 해야겠다"고 말했다.
 
"동아서점이 문을 닫는다니…." 김해시 문화재과 대성동고분박물관 담당 송원영 계장은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릴 때 책 살 돈이 없으면 자주 가서 책을 읽었던 서점이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동아서점에서 700원씩 하는 문고판책을 사서 들고 다니며 입시 스트레스를 달래곤 했다. 책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어서 늘 가슴 설레이면서 드나들었던 곳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정미영(40·여·부원동) 씨는 "서울에 살고 있는 오빠는 명절에 김해 올 때마다, 동아서점에 들르곤 했다. '서울에서도 시사주간지 한 권 사려면 시내로 나가야 할 만큼 서점이 줄어들고 있는데, 동아서점이 얼마나 고마운지 아느냐'고 말하던 오빠에게 동아서점 폐업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편하다고 인터넷을 이용했던 게 너무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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