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동면사무소 앞 좁은 2차로에 대형트럭들이 쉴 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어 보행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김해시 상동면 대감리 상동면사무소 앞 좁은 2차로 도로. 수백 대의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지나다닌다. 트럭이 지나간 자리에는 콘크리트 파편들이 어지럽게 날린다. 승용차 두 대가 지나가기에도 좁은 길에는 인도조차 없어 주민들은 늘 불안하다.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엔 초등학교가 있어 학생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좁은 2차선 도로 대형트럭 무법천지 … 주민·학생 등 불안 속 통행
채석장엔 절개지 보호막 없이 노출돼 해빙기·장마철 대형사고 우려
 
인근에 사는 주민 김명림(58) 씨는 "대형트럭이 지나가면서 소음에 먼지까지 일어 사람이 살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트럭들이 정지선을 지키지 않고 넘어 와 놀란 적이 많다"며 "상황이 이런데 채석단지까지 들어서면 주민들은 불안해 살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금동초등학교에 다니는 김동호(가명·8) 군도 "큰 트럭들 때문에 도로를 건너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스쿨존'에서는 차량들이 서행을 하거나 속도를 늦춰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상동면사무소에서 상동 IC를 지나 채석단지 인근의 소감마을로 이어지는 길도 상황은 비슷하다. 게다가 급한 커브길도 잇따라 보기만 해도 아찔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 상동파출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7일 이 곳에서 트레일러와 탑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채석단지 주변에는 200~300여m 간격으로 레미콘 업체들과 아스콘 업체가 모여 있어 모래와 자갈 등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과 대형 트레일러 등이 자주 오고간다.
 
이처럼 주민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곳은 도로뿐만이 아니다. 상동매리공단 인근 채석장은 아무런 보호막 없이 석벽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곳곳이 깎여 하얀 속살을 드러낸 산은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일 정도다. 이곳은 1981~1998년까지 (주)원동개발이 채석장으로 사용하다 부도를 낸 뒤 절개지 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 채석장 아래에는 굴러 떨어진 돌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채석장 가까이 다가서자 깎여진 암석은 꼭 앞으로 덮칠 기세로 기울어 있었다. 철제 기둥에 그물을 엮어 방호벽을 설치했다지만 떨어지는 돌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산 밑 평지에는 이미 떨어진 돌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또 비가 많이 오면서 떠내려 온 흙더미는 곳곳에 큰 무덤을 이루고 있다. 소감마을 주민 곽향영(70) 씨는 "장마철이 되면 떠내려 온 흙더미가 마을까지 내려온다"고 말했다.
 
상동매리공단 업체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채석장과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20여개가 넘는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또 산 바로 아래에는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한 공사도 한창이다.
 
이 때문에 복구되지 않은 절개지에 대한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작업을 하던 인부 김석곤(68) 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얼어붙었던 절개지가 녹으며 돌과 흙더미가 계속 쏟아질 수도 있어 항상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