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싫어하는 사자성어가 하나 있습니다. '전관예우(前官禮遇)'입니다. 새 정권의 고위공직자 인선을 둘러싸고 이 사자성어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불쾌해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전관예우는, 전직 관료 즉 '전관'에게 예의를 차리고 우대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미풍양속 같고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 사자성어
근래들어 '옴부즈맨(ombudsman)' 혹은 '독자/ 시청자위원회'란 단어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잡지 등이 이 제도를 적극 도입,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에서는 옴부즈맨 제도를 독자와의 대화, 독자의 불만 수렴, 의견 청취, 오보 여부 확인 그리고 신문사의 입장 설명 등을 위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는
입춘(2월 4일)이 지났습니다. 마침내, 봄입니다. 입춘 이틀 전 토요일의 바다는 봄에 관한 풍문을 실어오고 있었습니다. 봄 바다의 풍문은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이를 홀렸던 저 사이렌의 노랫소리(호머의 에서)만큼이나 황홀했습니다. 이어서 음력 정월 초하루, 설입니다. 설 앞에 생각합니다. 올 한 해는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 끝에,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란 이가 "'새 임금이 나오면 옥문을 열어준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바람을 잡더니, 엄청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비리부패 인사들을 특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5년 내내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타락한 정권' 소리를 들었는데, 마침내 후안무치의 '화
몇 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한 안내원을 만났습니다. '교통대학'을 나왔다고 하기에, 호기심이 일어 대학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교통대학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최 상위 명문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는 자꾸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중국의 지인에게 그 말을 했더니, 껄껄 웃었습니다. "그 친군 대학 근처에도
문학에는 '낯설게 하기' 혹은 '생소화'란 게 있습니다. 일상 언어를 변형시키거나 뒤틀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익숙한 것들이 낯설어지면서 오히려 그 특징이 선명하게 부각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유치환의 시 '깃발'에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시구가 있는데, 흔한 깃발을 낯설게 만듦으로써 무언가 생각을 하게 하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 : 낡고 헤져서 너절한 옷)에 지나지 않는다.' 서정수 시인의 시 '무등을 보며'에 나오는 시구입니다. 저는 '한낱'이란 부사가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염없이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으로 보이는, 원치 않는 가난 속에서 매일매일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과연 이 '한낱'의 의연하고 초탈한 분위기를 감당해 낼
5년 전, 동양철학을 전공한 동의대 박문현 교수와 명리학을 공부한 박청화 청화학술원 대표가 대담을 했습니다. 제가 사회를 봤습니다. 당시의 대담 내용을 확인해 봤더니, 세상은 변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송년회 모임마다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혼란이 화두다. 다들 어떻게든 잘 살라고 당부한다. 불안감이 묻어 난
굴원에 흥미를 느낀 게 20여 년 전입니다. 싱가포르에 갔을 때, '용선축제(DRAGON BOAT FESTIVAL)'란 게 열렸습니다. 용선은, 뱃머리와 꼬리를 용처럼 장식한 카누를 연상하면 대충 맞아떨어지겠는데, 용선축제 때는 용선들이 북을 두드리며 해상에서 경주를 벌입니다. 이 용선축제가 굴원과 관계가 있습니다.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 굴원이란 우국시
저는 '486 세대'입니다. 5공화국 때 '민주화운동'이란 특이한 역사적 경험을 한 세대입니다. '486 세대'는 상대적으로 좀 더 진보적이고 저항적인 정치사회의식과 태도를 갖고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도 '6.29 선언'이 나올 무렵, 열흘 이상 군복을 입고 데모를 했고, 최루탄과 지랄탄 연기가 자욱했던 서울역 광장 앞에서 중무장한 경찰들
바야흐로, '국민'이 대세입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는 특히 '국민'이란 단어를 애용해 왔습니다. '국민의 뜻' '국민들의 요구'….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며칠 전부터 '국민정당' '국민후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런 단어를 접할 때마다 '대략 난감'입니다. 두 분이 강조하는 바, '국민'에
얼마 전, 부산에서 대학 총장 두 분이 새로 취임했습니다. 축하 난을 보내면서 이런 문구를 동봉했습니다. "건강한 소시민을 길러내는 대학이 되길 바랍니다." '세계로 웅비하는 대학' 뭐, 이런 거창한 단어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듣기에 따라서는 마뜩잖을 수도 있겠다, 하면서도 저는 굳이 이 문구를 고집했습니다. 이 문구를 좋아하기 때문입
가 오늘자로 지령 100호를 기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100이란 숫자는 온전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온 달'은 보름달, 만월을 말합니다. 갓난아기의 '백일(백날)'이 있습니다. 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시절, '세 이레'를 거치고 '백날'을 맞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백일잔치를 했습니다. 이
욕이 욕을 부르는 시절입니다. 하수상합니다. 김태호 국회의원은 야권의 단일화 움직임을 두고 '홍어 좆' 운운했다가 지탄을 받았습니다. 김해시의회의 J의원은 여성 의원 몇 분에게 쌍욕을 했다가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욕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김 의원의 경우, 욕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누굴 홍어 좆으로 아나?'라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습니다. 저는 이맘때만 되면 맘이 불편해 집니다. 우리나라의 교육과 현행 대학입학시험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단 한 번에, 단 몇 시간 만에 사실상 한 개인의 인생이 결정되는 이런 류의 시험 방식이 마뜩잖습니다. 시험 당일 느닷없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태가 안 좋을 수 있는데, 그건 개인 사정일
문제를 하나 내 보겠습니다. '의사'라고 했을 때, '사'자를 한자로는 어떻게 쓸까요? 1)선비 사·士 2)스승 사·師 3)시킬 사·使 4)일 사·事. 답은 2)번입니다. 왜 하필 '스승 사'자를 쓸까요? 먼저 '사'자의 용례를 알아보겠습니다. 판사, 검사, 도지사는 '일 사'자를 씁니다.
지난 27일 토요일, 삼계동 가야대에서 '가야대 행정대학원 최고지도자과정 총동창회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김해의 각계 인사 10여 명은 사전에 총장실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고려개발이 시행을 맡은 부원동 푸르지오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아파트값 문제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김맹곤 김해시장은 서울의 가장 비싼 아파트
사장으로 부임한 뒤부터 저에게는 말을 가려서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대화 내용을 몰래 녹취해 협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고, 실제로 녹취를 당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혈질인데다 더러 오해를 살 정도로 거침없이 말을 하는 편인데…녹취라니, 이런 젠장! 그런데 얼마전부터는 '도청'과
'초원복국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제14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 부산의 주요 기관장들이 '초원복국'이란 음식점에 모여 관권선거를 획책한 사실이 도청에 의해 드러난 사건을 말합니다. 시간을 한 번 되돌려 보겠습니다. 지난 1992년 12월 11일 오전 7시, 전 법무부 장관과 부산시장을 비롯한 기관장들이초원복국 지하 방에서 회동을 했습니다. 이들은 민자
지금이 조선시대라면, 기자는 어떤 사람일 것 같습니까? 크고 작은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사관(史官)'이랄 수 있습니다. 사관들에게는 공정한 태도로 준엄하게 기술하는 방식 즉, 춘추필법(春秋筆法)이 요구됩니다. 청와대 기자실의 이름이 '춘추관'이란 사실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나 와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