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정환 김해시의회 의장이 건설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2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해지역의 한 건설회사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김해시의회 배정환(51) 의장이 2일 구속됐다.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낙선한 데 이어, 김해시의회 사상 최초의 야당 소속 의장이 구속됨으로써 지역의 야권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희)는 지난 2일 배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이날 오후 7시30분께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배 의장을 창원교도소에 구속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의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김해시 삼계동 T개발 대표 오 모 씨로부터 생림면 나전리 토취장을 일반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문제와 관련해 수 차례에 걸쳐 1억6천여 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천종호 영장전담 판사는 "(배 의장이)범죄사실을 부인하는 등의 태도로 미뤄볼 때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수수한 금액이 커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배 의장은 그러나 1억6천여만원 가운데 6천500만원은 빌린 뒤 갚았다고 주장했으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배 의장에게 돈을 건넨 오씨를 지난달 28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한편, 검찰은 배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배 의장의 시의회 집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 작업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배 의장이 오 씨로부터 받은 돈을 의장 선거과정에서 시의원들에게 살포했는지, 오 씨가 토취장 용도변경 추진 과정에서 김해시와 경남도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넸는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경남도청 산림과 소속 공무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배 의장과 이춘호 김해시장 비서실장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가와 관가에서는 배 의장 구속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얼마 전 서울시의회가 의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된 사건이 발생해 일부 시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등 망신을 당했는데 우리도 걱정이다"면서 "지난 시의회 의장 선거 당시 금품이 오갔다는 소문이 있었던 터라 의회가 많이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들은 시의회 의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김해여성회관 장정임 관장은 "그동안 시의회 의장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의원들에게 금품이 제공된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고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이런 의혹이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김해시청과 시의회 홈페이지에 배 의장과 시장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실명 투서가 게재되자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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