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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쓰면서 촛불처럼 살다간 아동문학가문학의 향기 - 순천 문학관 ② 정채봉관
  • 수정 2018.06.15 10:07
  • 게재 2018.06.15 09:22
  • 호수 377
  • 15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동화는 어린이만 읽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작가 정채봉. 항상 미소를 잃지 않던 얼굴이 그립다.

 

순수한 어린이 눈으로 바라본 세상
영혼의 고향인 동심엔 신앙처럼 집착

어린 시절 경험 담은 오세암
구겨 버린 원고지 되살린 대표작

집필실 앞 하늘나라 우체통
작가는 떠났지만 숨결은 영원




동화를 쓰면서 촛불처럼 살려고 했던 아동문학가. 어린이처럼 맑고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동화 작가' 정채봉을 기념하는 문학관은 순천만 갈대밭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동심은 영혼의 고향입니다. 동심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황토벽에 초가지붕이 소박한 시골집 분위기를 간직한 순천문학관 정채봉관. 전시실로 들어가면 해맑은 미소로 인사하는 사진 아래 작가의 어록이 걸려있다.
 
거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동심의 세계에 집착했던 아동문학가 정채봉. 하지만 연보에 소개된 어린 시절은 그가 보여주는 미소만큼 밝지는 못했다. 세 살 때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2년 만인 다섯 살 때 아버지마저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할머니 슬하에서 두 살 어린 여동생과 자랐다는 사연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 소박한 시골집 분위기를 간직한 정채봉 문학관.

 
"마음을 다해 원하면 엄마가 온데요. 바람이 시작되는 곳에 엄마가 있다고 했어요."
 
1980년대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작가의 대표작 오세암. 부모를 잃은 남매가 스님을 따라 암자로 가는 이야기로 전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성인동화 '오세암'도 이 같은 작가의 성장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훗날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었던 국민 동화 오세암이 탄생하는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줄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작가가 구겨서 버린 원고지를 청소하던 아내가 한 장 한 장 다리미로 다려서 책상에 다시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런 아내의 정성에 감동한 작가가 수십 번 보완을 거듭해서 세상에 내어놓은 작품이 대표작 오세암이다.
 
만약 요즘처럼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시대에 정채봉이 활동했다면 국민 동화 오세암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문학작품도 운명이 있다"는 말도 그렇게 나왔을까.
 
연보 옆에는 작가 정채봉이 남긴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물에서 나온 새', '가시넝쿨에서 돋은 별'. '하늘 새 이야기'….
 
'행복'이라는 '환상'을 찾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사연들을 담은 동화들이다.
 
그 중간에는 "동화는 어린이만 읽는 것이 아니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적혀있다. "세파에 찌든 어른들이 동심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동화"라는 작가의 주장이 이어진다.

▲ 작가의 육필 원고 등이 남아 있는 집필실.

전시실 안쪽에는 작가의 집필실이 재현되어 있다. 작가가 직접 쓴 육필원고와 그의 손때가 묻은 필통과 찻잔, 장롱…. 소박했던 작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집필실 앞에는 하늘나라 우체통이 놓여 있다. 조그만 우체통 앞에 적힌 안내문이 정겹다.
 
"하늘나라로 떠난 선생님께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2001년 1월 9일에 우리 곁을 떠나간 작가 정채봉. 비록 몸은 떠났지만 "동심으로 돌아갈 것"을 염원했던 작가의 마음은 영원히 이어질 것처럼 느껴지는 문학관이었다.
 
순천=정순형 선임기자 junsh@


*찾아가는 길
전남 순천시 교량도 114.
남해고속도로(152㎞)를 타고가다 순천만길(3.7㎞)로 갈아타면 순천문학관에 도착한다. 약 2시간 10분 소요.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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