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출생 시 굉장히 미숙한 시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세 돌 정도 되면 평균 0.6~0.7 정도, 이후 만 7~8세 정도까지 발달해야 성인과 비슷한 1.0의 시력을 갖게 된다. 약시는 시력이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시력 발달에 장애를 받아 안경을 써도 시력이 0.6 이하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시력이 발달하는 데에는 적당한 시각 자극이 필요하다. 시각 자극이 적절하지 못하면 약시가 되는데, 대표적인 원인으로 사시를 들 수 있다. 사시가 있으면 한쪽 눈으로 들어오는 시자극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약시가 발생하게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선천 백내장이나 눈꺼풀 처짐과 같이 시각 자극을 포함한 빛 자체가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시력이 발달하지 못하여 약시가 발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근시,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있으면 약시가 발생할 수 있다. 굴절 이상은 망막에 맺히는 상을 흐리게 만들고, 이런 흐린 시각 자극은 시력 발달을 저하시킨다.

약시는 시력발달을 저하시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발견해야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약시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이럴 때 몇 가지 방법으로 약시를 진단할 수 있다.

먼저 한눈 약시를 진단하기 위한 방법이다. 번갈아 가면서 한 눈씩 가린 후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한 쪽 눈을 가리면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다른 쪽 눈을 가리면 매우 싫어하는 반응을 보인다면 한 눈 약시의 가능성이 높다.

양안 약시는 아이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했을 때 파악할 수 있다. 멀리 있는 물체를 전혀 보지 못하거나, 눈을 찌푸리고 보는 증상, 멀리서 TV를 보게 했을 때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두 눈 모두 약시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약시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시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 검진을 통해 만 3~5세에 시력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러한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빠른 시일 안에 안과를 찾아야 한다. 안과에서는 적당한 조명과 밝은 시력표로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고, 굴절검사와 사시검사, 망막검사 등을 시행하여 약시를 진단하게 된다.

약시를 진단받았다면 이를 유발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확실하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시나 선천백내장, 눈꺼풀 처짐 등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굴절이상의 경우는 안과에서 굴절검사 후 도수에 맞는 안경을 처방받아 착용하게 된다. 이때 착용하는 안경은 눈을 뜨고 생활하는 모든 시간동안 착용해야 효과가 명확하다. 원시나 난시는 안경을 착용하게 되면 점차 망막에 맺히는 상이 더 선명하게 뇌에 전달 돼 시력발달에 도움을 준다.

양 눈의 시력에 차이가 있을 때는 가림치료를 시행하여 약시를 교정한다. 시력이 좋은 눈을 가리고 흐린 눈 하나로 생활하는 방법으로, 가림을 하는 동안 약시가 있는 눈의 시력을 발달시키는 원리이다. 가림치료는 부모의 세심한 감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환아가 안경을 벗거나 옆으로 보지는 않는지, 가림이 잘되고 있는지를 항시 점검하는 관심이 필요하다.

만 3세 시력검사에서 양 눈의 시력이 비슷하다고 해서 이후에도 계속 괜찮은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더 잘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력검사 시 한 눈을 잘 안가리고 측정하여 한눈 약시가 발견되지 않기도 한다. 또 약시의 큰 원인 중 하나인 간헐외사시의 경우 사시각 검사를 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소아과 진료 상황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

약시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만 3~4세경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다. 아이들의 시력은 발달하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만 6세 전 약시 유무를 알고 제대로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아직 표현방법이 미숙한 아이들에게 부모의 관심은 필수이다. 소중한 우리 아이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세심한 관찰로 약시를 교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김해뉴스 /김사강 수정안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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