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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교토, ‘전통’과 ‘현대’ 두 가지 옷을 입다김해 역사문화도시 발돋움 프로젝트 ③ 보존하며 활용하는 균형정책 펼친 '교토'
  • 수정 2018.08.21 14:49
  • 게재 2018.08.14 15:41
  • 호수 385
  • 7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교토 카모강을 따라 형성된 본토초 거리. 강쪽으로 난 가건물 좌석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헤이안 시대 문화 간직한 천년고도 '교토'
유네스코 등재 문화재 17개 등 보유

기온마츠리·게이샤 등 고유문화 살리고
유적지에 국제회의·명품 패션쇼 유치도

지역 전통산업도 관광마케팅에 활용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2331억 엔 소비

 

▲ 교토 기온거리에서 만난 게이샤.

하얀 얼굴, 붉게 칠한 눈매, 빨간색 입술. 교토 기온거리에서 게이샤를 만났다. 관광객들이 호들갑을 떨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얼떨결에 그 틈에 끼여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여행객이 게이샤를 만나는 일은 행운이라고 했는데, 진짜 행운을 만난 듯 가슴이 콩닥거렸다.
 
일본의 천년고도인 교토는 문화수도로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재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794년 시작된 헤이안 시대부터 19세기 중반까지 1000년 이상 일본의 수도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로 우리나라의 경주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각 나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유·무형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2004년 우리나라는 고도보존법을 만들어 경주, 부여, 공주, 익산을 고도로 정하고 지켜왔다. 일본은 이보다 훨씬 빠른 1966년 관련법을 제정해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했다. 특히 교토는 최근 보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아래 보호하며 사용하는 정책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하며 활용하는 균형정책 추구
교토는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를 비껴간 곳이다. 덕분에 2000여 개의 사찰과 신사 등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만 17개가 존재한다. 전통목조가옥도 2만 8000호에 달한다. 이러한 문화유산은 '고도의 역사적 풍토 보존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관리돼왔다.
 
기본적으로 문화재와 전통건축물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보존되지만, 때론 활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시는 2014년부터 문화유적지에서 국제회의나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론칭 행사 등을 유치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패션쇼가 시가현 미호박물관에서 열렸으며, 2016년엔 수퍼카 페라리 전시회가 헤이안 신궁 등지에서 진행됐다. 전통이라는 옛 것의 이미지에 현대적인 색이 더해져 독특한 매력을 선사했다.
 
또 일본의 대표 사찰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이고지에서는 세계신경학회의 리셉션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당초 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행사에 실제 두 배에 가까운 사람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 교토 기온거리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오래된 가옥들이 만들어 낸 고즈넉한 분위기에 평일 낮에도 관광객들이 붐볐다.

 
문화유산의 활용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2869만 명, 소비액은 4조 4162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중 방문객이 교토에서 쓴 돈은 2331억 엔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2년에 비해 3.4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주민들도 역사문화자원을 산업화하는데 일조했다. 대표적인 예가 본토초 거리다. 본토초 거리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카모강 옆에 형성돼 있다. 강을 따라 500m쯤 이어진다. 폭이 2m도 되지 않는 골목을 따라 수백 년 된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대부분 식당이나 여관으로 이용된다. 교토에서 가장 비싼 상권 중 하나다. 같은 식당이라도 건물 바깥으로 난 가건물 좌석이 더 비싸다. 오래된 가옥 촌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지역특색 살린 전통문화로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
7월의 교토는 기온마츠리 축제로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기온마츠리는 매년 7월 한 달 간 야사카진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속축제다. 교토에서 손꼽히는 3대 마츠리 중 하나로, 869년 일본 전역에 역병이 창궐했을 때 이를 퇴치하기 위해 올렸던 제사에서 비롯됐다. 오닌의 난(1467~1477년) 때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1500년 즈음 시민축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금은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로 전해지고 있다.
 
교토의 기온거리는 게이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게이샤는 예술을 뜻하는 '게이'와 사람을 뜻하는 '샤'를 합친 말로 '예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교토에서는 '샤' 대신 '코'를 붙여 게이코로 불리는데, 이는 혹독한 수련의 과정을 거쳐 달인 수준의 예술 소양을 갖췄다는 뜻이란다.
 

▲ 교토전통산업관 ‘후레아이칸’에 마련된 기념품점.


게이샤 문화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기온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극장 '기온코너'에서 게이코가 되려는 수련생 '마이코'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교마이(무용), 다도, 거문고, 인형극 등 교토의 일곱 가지 전통예술이 펼쳐진다. 평일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설 만큼 인기다.
 
기온코너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 매튜 사바리(29) 씨는 "기온 거리에서 우연히 게이샤를 만났다. 신기해서 지인들에게 보여주려고 사진도 찍었다. 실제로 게이샤를 보니 그들이 어떤 공연을 하는 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기로 했다. 기대가 된다.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교토는 축제, 공연예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전통산업도 관광 마케팅의 한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카자키 공원에 위치한 미야코멧세 건물 지하에는 교토전통산업관인 '후레아이칸'이 자리한다. 교토에서 유명한 염색·대나무·부채 공예 등 74가지의 전통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연평균 16만 명에 달한다. 장인들의 제작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고 체험할 수도 있다.
 
기념품점이 마련돼 있어 상품 구입도 가능하다. 스카프와 장신구, 부채, 문구류 등 다양한 기념품들이 진열돼 있다. 일본 느낌을 물씬 풍기는 각종 문화재와 벚꽃, 게이샤 등의 그림이 각 상품에 예쁘게 담겼다.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 공예품 가게 '키쿠우메' 내부 전경.


자발적인 주민 참여 지역 활기 더해
 

전통가옥, 공방·전시관 으로 재탄생
주민 “지역문화 알릴 수 있어 뿌듯”



교토의 전통건축물들은 문화적으로 재생·활용되고 있다. 기온거리에 들어서 마주하는 고즈넉한 거리의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온 듯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최근 이곳에 늘어선 전통가옥들은 개성 넘치는 공방, 전시관, 카페, 숙박시설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부분 300~400년 된 건물들이다. 주민들은 가옥을 그대로 보존한 채 지역문화를 알리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공예품 가게 '키쿠우메'를 운영하고 있는 나카야마(60) 사장은 "이 건물은 103년 전에 지어졌다. 부모님이 여관으로 운영하던 곳이다. 3년 전부터 상점으로 변경해 교토 장인들이 만든 작품들을 판매한다. 지역문화를 알린다는 취지에서 동네 주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의미 있는 일이라 뿌듯하다"며 웃어보였다.

가게에는 도자기와 지갑, 기모노 등이 진열돼 있다. 입구에 선 직원은 신발을 벗고 들어오라고 안내했다. 이유를 묻자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같은 이유로 전통가옥에 기대지 말라는 내용의 표지판이 기온거리 곳곳에 서 있다. 주민들은 작은 것에서부터 전통가옥을 지키려는 노력을 실천하고 있었다.

김해뉴스 /교토=이경민 기자 min@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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