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시인이 '곽재구의 포구기행' 이후 15년 만에 새로운 기행 산문집 "'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를 발간했다.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월간지 '전원생활'에 연재했던 글 중 25편을 추려 엮어낸 책에는 전국 곳곳의 섬과 포구, 만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가 녹진하게 배였다. 스무 살 무렵의 저자가 작성한 여행 버킷리스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었던 격렬비열도,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도시의 문과대에 다녔으며 같은 해 신춘문예에 당선된 동무와 재회한 서귀포 보목 포구, 옛 추억이 깡그리 사라져버린 거제도 바람의 언덕 등은 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특히 시선을 모으는 곳은 팽목과 목포. 그리움과 절망이 흥건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기에 지난한 슬픔이 치유되는 곳이기도 하다.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아도 좋은 곳, 목포에 지금 세월호가 머물고 있다'는 저자의 맺음말은 아픔을 '함께' 하기에 가슴 깊이 새겨진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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