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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마친 단상(斷想)나침반
  • 수정 2018.08.22 17:33
  • 게재 2018.08.22 17:27
  • 호수 386
  • 19면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report@gimhaenews.co.kr)
▲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

자신이 일본군 성노예였음을 1991년 실명으로 최초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를 기리고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제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이자 제73주년 광복절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8월 14일, 연지공원 조각공원에서는 '김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1992년 시작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1천회를 기해 2011년 평화의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이래, 박근혜정부의 2015년 졸속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며 확산된 전국적 건립 열기나 지역 학생들의 앞선 적극적 움직임에 비하면 작년 6월에야 조직된 김해의 시민운동은 다소 더딘 출발이었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120여개 단체, 2천여 명의 평화나비회원, 서포터즈 등 다양한 시민들이 1년 넘게 자발적으로 정성을 모아 이뤄낸 일인 만큼, 시민 자체 역량으로 나름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은 셈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체계적이지 못했던 진행상의 미숙함으로 인해 처음에 넘쳤던 의욕과 동력이 점차 떨어졌고 역동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에너지를 충분히 끌어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즉 결과적으로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한 것은 성과요 사실이지만, 계획했던 분과별 활동이나 미래세대와의 소통은 소홀히 하는 등 애초 중점을 두고자 했던 '시민들의 능동적 역할 부여 및 과정에서의 충분한 의미 공유'에는 실패함으로써 활동가 중심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또한 그러고 싶었으나, 이번에도 역시 제막식의 귀빈 자리를 주인공인 시민들에게 기꺼이 내어드리지 못했다. 그래선지, 어느 행사장에서나 앞 귀빈석을 차지하고 있다가 중간에 썰물처럼 쑥 빠져나가는 건 다 정치인들이라는 초대가수의 말이 씁쓸하게 맴도는지 모르겠다.

한편 조직 이익을 위한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과 그 온상이 된 '청와대-외교부-대법원 삼각 커넥션'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독립적 판단이 생명인 사법부가 수단 불문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행정부 시녀노릇을 하느라 직업윤리나 역사의식은 내팽개친 채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해 판결을 조종했다. 자신들의 정체성조차 부정하는 이 무도한 법률기술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의 상처나 민족적 자존심마저 추악한 거래 대상으로 삼은 것도 모자라, 사법부는 무풍지대여야 한다는 아전인수격 행동으로 '방탄법원'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으니 분노를 넘어 어이가 없을 뿐이다. 자기들도 피해국을 상대로 국가수장이 한 공식적 사과 담화를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 척 무시하고 엎으면서 외교문서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이라는 비상식적 수식어를 삽입한 후안무치의 미성숙한 일본정부의 교활함보다, '누구를 위한' 외교요 정의여야 하는지 구분도 못 하고 자국 국민의 아픔과 이익을 도외시하는 우리 내부의 적이 더 끔찍하다.
어쩌면 이것이 저항과 경고의 표시로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 세워지는 이유요, 제막식이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일 것이다.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는 인권을 유린한 일본정부뿐 아니라 자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한국정부도 가해자다. 이점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정부끼리 주고받는 협상이 아니라 양국 정부 모두 진정 사죄하는 마음으로 철저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하에 그분들의 말에 온전히 귀 기울일 때에만 상처 치유 및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끝으로, 일본정부에게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려면 월남전쟁 당시 또 다른 가해자였던 우리정부의 자기반성적 태도와 사과도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용기가 필요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여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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