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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을 알면 현대미술이 보인다책(BOOK)
  • 수정 2019.01.02 10:21
  • 게재 2019.01.02 10:20
  • 호수 404
  • 13면
  • 부산일보 이준영 선임기자(gapi@busan.com)

 '레디메이드' 미술의 창시자
"자유·창의성 추구한 예술"



예술 사조를 바꾼 작품이 제작 초기에 인정을 받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행위는 기존의 가치와 관념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밀레의 '만종'이나 마네의 '올랭피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 작품들이 대중에게 던진 놀라움은 대단했지만, 미술품 전시장에 던져진 남성용 소변기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1917년 뉴욕의 독립미술가협회 전시가협회 전시에 출품했던 마르셀 뒤샹(1887~1968)의 대표적인 작품 '샘(Fountain)'이 바로 그 작품이다. 소변기 하나를 사다가 'R. Mutt 1917'이라고 서명만 해서 덜렁 전시장에 놓았으니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서양미술을 뒤샹 이전과 이후로 가르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변기, 자전거, 와인꽂이 등 별 볼 일 없는 일상 생활용품에도 작가가 의미를 재부여하면 미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이른바 '레디메이드(ready-made)' 미술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마르셀 뒤샹'은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뒤샹의 생애와 작품을 풍부한 사진 자료들과 함께 소개한다.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뒤샹 사후(死後) 5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순회전 도록으로 제작된 책이다. 내용 구성에 있어 그 어떤 단행본보다 더 충실하게 뒤샹의 삶과 예술을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뒤샹은 자신의 삶과 예술을 자유와 창의성에 바치는 생애를 산다. 레드메이드 작품을 비롯해 1919년에 소개된 'L.H.O.O.Q',최종적으로 미완성한 '그녀의 독신남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 에로티시즘과 비의(秘義)로 가득한 '에탕 도네'같은 그의 작품들 모두 현대미술의 기념비적 신화로 꼽힌다. 그가 여성으로서의 자아(에로즈 셀라비)를 창조해 성 관념을 부쉈던 당시 촬영된 사진 및 저작도 소개돼 있다.

뒤샹의 신화는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그의 사후에도 이어진다. 개념미술은 종래 관념을 외면하고 완성 작품 자체보다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미술적 제작 태도를 가리킨다. 이는 뒤샹을 모르고는 현대미술의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난해한 작품 앞에 서면 생기는 울렁증을 진정시킬 비법을 찾아낼지 모른다는 기대를 주는 책이다.

부산일보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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