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헬조선'을 '탈출'하려는 청년의 고민을 담았다면, 이 책은 실제로 이민을 떠난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전직 기자와 콘텐츠 기획자 부부가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하면서 만난 '한국을 떠난 사람들'에게 이민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사는 곽원철·류리 부부는 한국에서 살 때는 서로 너무 바빠서 한 침대를 쓰는 룸메이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프랑스에 와서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부동산 감정평가사로 일하는 이장헌 씨는 "잔디밭이 있는 2층 집만 동경하고 나오면 장담하건대 정착에 실패한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나오면 한국이 정말 좁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좀 더 넓은 시각과 마인드로 살아보겠다는 사람은 나와서 도전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남미에서 살사를 배우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정착한 김소연 씨, 삶의 여유를 찾고 싶어 호주 시드니로 떠나 정착하고 부모님을 기여제 초청비자 형식으로 모셔와 온 가족이 이주한 심소연 씨, 대기업에서 일하며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영국 런던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새 삶을 사는 안승현 씨….

외국에 간다고 해서 바로 '장미빛 인생'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주류 사회에 편입하려면 똑같이 힘들지만 '다른 삶'이 궁금한 사람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