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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인간에게 해롭다"책(BOOK)
  • 수정 2019.01.29 16:27
  • 게재 2019.01.29 16:10
  • 호수 408
  • 13면
  •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neato@busan.com)

 자본주의 문제와 해결책 고찰
“극히 일부만 누리는 풍요로움
 제3세계 빈곤 먹고 자란 결과”



"2017년 세계에서 가장 가진 것이 많은 85명의 억만장자는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 35억 명이 소유한 것을 모두 합친 것만큼의 부를 소유했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사무총장은 이처럼 기막힌 현실을 '버스 1대에 다 태울 수 있을 85명의 억만장자가 인류의 가장 가난한 절반이 가진 것만큼의 부를 차지했다'고 했지."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조근조근 들려주는 말이다. 이 할아버지는 스위스의 사회학자이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인 장 지글러.
 
지글러는 전작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통해 충격적인 기아의 실태를 전한 바 있다. 전작과 동일한 시리즈로 이번에 펴낸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그가 슬기로운 손녀 '조라'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심각한 기아와 빈곤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과 해결책을 고찰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는 다국적 기업과 강대국이 벌이는 약탈과 횡포, 조세 천국과 벌처펀드의 실태, 소수의 금융자본 포식자가 전 세계 부를 독점하고 있는 현실, 선진국에 진 어마어마한 빚 때문에 영원한 빈곤의 굴레에 갇힌 제3세계 국가들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런 참담한 상황을 불러온 근본적인 원인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를 꼽는다.
 
물론 유전자나 바이러스를 연구해 대부분의 질병에 맞서 싸우고 대부분의 기후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 덕분이다. 자본주의가 없었다면 종자를 개량해 시장이 요구하는 농산물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은 물론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같은 기술의 발전을 이뤄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본주의가 이 세계에 '식인 풍습'을 불러왔다고 말한다. 현재 극히 적은 소수만이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움은 제3세계의 고통과 빈곤을 먹고 자라났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희생된 이유는 오로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인데,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을 뿐인 우리가 이러한 부를 누려도 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프랑스 지역 신문인 '라 부아 뒤 노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본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 세상엔 아직도 정기적으로 식수를 조달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20억 명이나 된다. 4분마다 1명이 비타민A 결핍으로 시력을 잃는다. 지난 시대의 전염병들이 해마다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에서 제일 부자인 45명의 수입은 작년 한 해에 4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47억 명의 수입은 28% 감소했다. 내가 고발하는 자본주의는 전 세계에서 5초 만에 1명씩 어린 생명이 죽어나가게 만드는 치명적인 스캔들과도 같다. 이건 반인류 범죄에 해당된다.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험인 것은 명백하다."
 
저자는 우리가 세계 시민으로서 이렇게 부당하고 불평등한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말고, 변화를 위한 행진에 합류하기를 촉구한다. 우리 각자가 '나 하나는 무력하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런 세상을 언제까지나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거부하고 들불처럼 일어나 함께 항거하자고 이야기한다.
 
지글러는 단순히 가난한 나라들의 참상을 드러내거나 몇몇 거대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지 않는다.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다음 세대를 위해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 냉엄한 자본주의 질서에 저항할 용기, 불평등을 넘어설 인류애를 피워낼 불씨가 생기기를 소망한다"고 전한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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