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혈액, 공급 부족 시달려
공혈견 문제도 지속적 논란
"동물 헌혈 적극 동참해주길"



“열악한 환경에서 피만 뽑히다 죽어가는 공혈견,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건 헌혈견 뿐입니다.”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고 교통사고 등 각종 재해가 잇따르는 현대사회에서 수혈용 혈액은 늘 부족하다. 이는 동물도 마찬가지다. 각종 내과 질환, 대량 출혈을 동반한 사고 등을 당했을 때는 수혈이 절실하다.
 
이처럼 아프거나 사고를 당한 동물들은 '공혈동물'(다른 동물의 치료에 필요한 혈액을 제공하거나 항체·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혈액이 채취되는 동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동물혈액은행이라는 민간업체가 전체 혈액 시장 수요의 90%를 공급하고 있지만, 공혈견이라도 혈액을 무한정 채혈할 수는 없기에 늘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
 
게다가 공혈동물과 관련된 논란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물의 공혈은 사람의 헌혈처럼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선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한 동물권 단체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한국동물혈액은행의 공혈견 사육장을 공개해 큰 파장이 일었다. 이곳의 개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녹조가 낀 물통의 물을 마시고 있었다. 일부 개들은 정신이상증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사람들이 '동물혈액은행 운영을 중단하라'고도 주장했지만, 당장 수혈이 필요한 동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외에선 '헌혈센터'가 동물 수혈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폴란드 같은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동물 헌혈센터가 상시 운영되고 있고, 헌혈증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들도 언젠가 자신의 반려동물이 아플 경우를 대비해 혈액을 기꺼이 기증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민간단체가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아픈 반려견들에게 건강한 혈액을 나눠주고, 공혈견을 줄이거나 이들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헌혈견협회'(www.한국헌혈견협회.kr)다. 대형·소형견에 관계없이 반려견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한국헌혈견협회 강부성 대표는 "많은 반려인들이 '헌혈을 어디서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데, 현재로선 협회와 연계돼 헌혈이 가능한 동물병원이 수도권 3곳뿐"이라며 "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하면 해당 지역에 거점병원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돼 동물헌혈이 전국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하는 헌혈은 적혈구 생산을 자극하고 신진대사도 활성화시켜 오히려 개의 건강에 좋다. 단 한 번이라도 헌혈에 동참한다면 공혈견이 있을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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